* 사진=네보모
 * 사진=네보모

자기부상열차는 전기로 발생한 자기력(자석의 당기는 힘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된다)으로 레일에서 부상해 바퀴를 사용하지 않고 차량을 달리는 철도 시스템이다. 기존 바퀴는 레일과 접촉면의 마찰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지면 바퀴가 레일에서 분리돼 초고속 주행에 적당치 않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자기부상열차다. 

자기부상열차는 독일이 가장 빨리 개발에 나섰고 일본이 그 뒤를 따랐다. 한국인에게는 이는 낯설지 않다. 한국도 전 세계에서 비교적 빨리 자기부상열차 기술을 개발한 나라다. 이미 저속 시스템은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폴란드에서 자기부상열차와 관련된 색다른 뉴스가 전해졌다. 유럽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에 따르면 폴란드의 스타트업이 자기철도 열차를 테스트했는데, 이것이 세계 최초라는 것이다. 이미 1960년대부터 시작된 시스템을 지금에 와서 최초라는 이유는 뭘까. 

소식의 주인공은 폴란드 스타트업 네보모(Nevomo)다. 네보모는 폴란드 노바 사지나(Nowa Sarzyna)에서 720m 길이의 철도 선로를 활용해 자사의 마그레일(MagRail) 자기부상열차를 시험했다. 이 기술은 네보모가 자체 개발했다고 한다. 

네보모가 개발한 이 기술은 열차가 레일 위 공중으로 떠오르게 해 고속 주행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시속 550km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내용만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는다. 현재 독일이나 일본, 한국에서 사용 중인 기존 자기부상 고속열차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개발된 열차는 이미 시속 600km를 넘는다. 

이 대목에서 네보모가 제시한 근본적인 차이는 철도 인프라다. 마그레일 열차는 기존의 바퀴 열차를 굴리던 철도 레일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설계 단계에서 실제 상용화까지의 비용 측면에서 천지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네보모 연구개발팀은 기존의 레일 인프라에서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개발에는 3년 6개월이라는 기간이 소요됐다. 이번에 노바 사지나에서 시범을 보인 시스템이 그 결과물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시범 운행 동안 마그레일 열차는 트랙에서 최고 시속 135km를 기록했다. 무게 2톤에 달하는 이 6m 길이의 차량은 시속 70km에 도달한 후 공중으로 떠올랐고 단 11초 만에 시속 100km를 넘어섰다.

네보모에 따르면 마그레일은 기존 철도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지만, 자기장치 등 필요한 장비 부착을 위한 수정이 필요하다. 그래도 처음부터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기존의 자기부상열차에 비하면 대단히 편리하고 저렴하며 상용화를 위한 준비 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네보모는 전문 매체인 엔지니어링유럽에 마그레일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마그레일은 기존 철도 인프라와 새로운 디지털 철도 시스템 사이의 틈새 연결고리”라고 설명했다. 네보모가 개발한 시스템은 전통적인 바퀴 열차는 물론 자기부상열차 모두 같은 철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보모는 공중 부양 자기열차뿐 아니라 이 기술의 다양한 응용 분야도 개발하고 있다. 2024년에는 화물 운송용 마그레일을 출시하고 효율성과 운송 용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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