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조미만 중소형사 사업장 5곳 '삐걱'돼도 적자전환 전망

증권사 부동산PF 먹구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기자본이 큰 초대형증권사보다는 1조원 미만의 중소형사의 경우 자칫 5개 정도의 사업장이 삐걱되면 곧바로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기자본이 5조원 이상인 초대형사 또는 대형사(자기자본 1조원 이상)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한 탓이다.
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47.6조원으로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투자 익스포져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강욱 금융평가1실장/이예리 선임연구원은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이었던 국내 PF 익스포져 5.2조원 중 약 73%가 민기연장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한 채 만기연장됐고, 나머지 사업장 익스포져 역시 차주 변경이나 외부 매각 등을 통해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본PF의 경우 정상적인 분양대금 유입을 통해 회수한 사업장도 있지만 미분양 담보대출 또는 상각 처리로 해소된 사업장 역시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의 경우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지역 오피스 투자 형태로 구성됐고, 관련 시장 위축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2.6조원 중 90%가 만기연장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다면 이러한 만기연장 방식이 부동산 익스포져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만기연장으로 인한 추가적인 이자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는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에는 상당한 착시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상당부분이 만기연장되고 있으며, 펀드 등 부동산 익스포져는 건전성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만기연장되어 요주의로 분류되는 부동산 익스포져와 추가 감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펀드 자산 등을 포함한 실질 건전성 저하 여신을 점검한 결과, 지난 3월말 기준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저(요주의 이하여신 + 평가손실 20%이상&10억원 이상 펀드)는 약 6조원으로 지난 6월말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1.2조원 대비 5배 가량 많다.
이들은 이어 "잠재부실 가능 익스포져 약 6조원 중 2023년부터 2026년중 만기 도래하는 자산이 매년 약 1조원에 달한다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증권사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손실액이 점점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해외 익스포져의 경우 대부분 펀드 형태로 구성돼 있어 건전성 지표와 가중 손상인식규모와 만기시점의 최종 손실 규모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사별 자본규모에 따른 손실감내능력으로 초대형사는 평균 5500억원,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각각 1400억원과 300억원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손실흡수 버퍼와 보유하고 있는 건당 평균 부동산 익스포져 규모를 기준으로 추정할 경우, 초대형사는 국내 36개 사업장 혹은 해외 17개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해도 경상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반면, 대형사는 국내 11개 사업장 또는 해외 5개 사업장, 중소형사는 연간 5개 이상의 구내 사업장이 전액 손상처리된다면 경상적으로 적자 전환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초대형사의 경우 위탁매매,전통IB 등 부동산을 제외한 사업 부문에서 경상적으로 창추라는 수익 규모가 많아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충분한 반면,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온 대형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타 사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위해 감내가능한 손실 규모가 적다는 판단이다.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인 초대형사로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8개사이다. 대형사에는 키움 대신 한화 유안타 교보 신영 현대차 하이 IBK BNK 등 10개사, 이외 유진, 이베스트, DB, 다올, 부국, SK, 한양증권 등 7개사가 중소형사로 분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