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를 걷어내야“…도시 '열섬' 제거 '비상'
도시 설계와 디자인 방식부터 바꿔야

 * 녹색으로 가득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전경. 사진=픽사베이
 * 녹색으로 가득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전경. 사진=픽사베이

도시는 전통적으로 농촌 지역보다 기온이 높은 것으로 인식됐고, 실제로도 그랬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기온의 차이가 더욱 극명해지면서 도시 열섬 문제의 해결이 전면에 부각됐다. 

도시 열섬은 혼잡하고 밀폐된 도시 공간에서 열이 갇혀 도시 지역만 덥히게 된다는 개념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도시 거주민들은 밤에도 섭씨 25도 이상의 열대야에 시달리게 된다. 

시 정부의 고민은 기후 변화로 인해 고온 등 기상 이변과 명백한 건강 위협 등을 고려할 때 도시 열섬 효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포브스지는 이와 관련, 디자인 전문 업체 에이럽(Arup)이 도시 열섬 효과를 제어하는 방법을 제안했다면서 발표된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보도했다. 

에이럽은 AI와 우주 공간의 기상관측 위성 이미지를 사용해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도심 온도를 측정하고 가장 더운 지점을 매핑했다. 디지털 분석 도구를 사용해 2022년 각 도시에서 가장 더운 날의 기온이 도시별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살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의 도심이 전 세계 6개 주요 도시 중 가장 극심한 도시 열섬 효과를 나타냈다. 인근 주변의 환경보다 기온이 화씨 15.5도 더 높게 나타난 것. 두 번째로 열섬 현상이 심각한 곳은 인도 뭄바이로 12.5도였으며, 뉴욕과 런던도 각각 도심이 8도나 높은 현상을 보였다. 

에이럽의 자연 친화적 디자인 총괄인 디마 조그헤이브는 “세계의 많은 주요 도시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더워지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과거의 도시 디자인은 자연을 몰아내고, 거리와 공공 공간을 콘크리트로 덮었다. 이제 우리는 자연 복원과 자연 기반 솔루션이 도시의 열기를 식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그헤이브는 대표적인 새 디자인으로 ▲나무 식재를 늘려 녹지 공간을 확대하는 자연 기반 솔루션 ▲포장도로와 보도에 투과성 표면 처리 등을 제안했다. 온도를 가장 많이 낮출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건물 옥상에 녹지(루프가든)를 조성하고, 태양열 패널 또는 반사판을 사용하는 것도 주변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도시 기획 및 설계자들에게는 계획 단계부터 이런 디자인을 채택할 것을 주문했다. 추가해 폭염 중에 사람들이 피난처에 쉽게 접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을 만들 것도 권고했다. 

보고서는 주민들의 일상과 작업 패턴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간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조사 결과 가장 더운 도시는 식생의 면적이 6% 미만이었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가장 시원한 곳의 식생은 70% 이상을 차지했고, 이런 곳은 주로 주거 및 상업 지역에서 떨어진 공원과 같은 녹지 공간이었다. 

지난달, 비영리 기관인 클라이미트센트럴(Climate Central)은 도시의 열섬 효과가 4100만 명의 미국인이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되고 있다는 내용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는 본보에도 소개됐다. 뉴욕, 휴스턴,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대도시 9곳의 기온이 주변보다 화씨 최소 8도 이상 더웠으며, 이런 도시 열섬 지역에 최소 1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카고, 뉴욕시, 워싱턴D.C의 경우 화씨 10도 이상 더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이 10% 이상이었다. 

미국 북부 지역에서는 ‘따뜻하게 지내는 생활’이 목표였다. 열을 가두는 도시 환경이 더 바람직한 시대였다. 그런 도시 환경은 이제 180도 달라졌다. 온도를 낮추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됐다. 

보고서는 녹색 지붕에서 다양한 색상의 도로 표면에 이르기까지, 도시 온도를 낮추는 솔루션은 이미 많이 개발됐다면서 ”앞으로의 화두는 지속가능한 도시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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