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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각료 회의를 마친 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NHK 보도 캡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각료 회의를 마친 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NHK 보도 캡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오는 24일부터 방류키로 일정을 확정하면서 소금부터 수산물, 육가공, 방사능 등 소위 오염수 관련주 전체가 들썩였다. 

2차전지 테마가 한풀 꺾인 이후 상온 초전도체 LK-99, 중국 단체관광 허용주, '꿈의 신소재' 맥신 등 각종 테마가 증시를 휩쓴 가운데 관심도 면에서는 '궁극의 테마'가 될 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2일 주식시장에서 소금부터 수산물, 돼지고기 및 닭고기, 방사능 등 소위 오염수 관련주들이 활개를 쳤다. 

죽염업체 인산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시작으로 소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송홀딩스(23.45%), 샘표식품(13.13%)과 샘표(12.62%), 대상홀딩스(6.2%) 등 소금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탔다. 수입 식자재 업체로 이탈리아산 천일염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보라티알도 26.49% 폭등했다. 

소금 관련주들은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한 때 오염수 방류 우려가 고조되는 것과 맞물려 당연히 해안에서 생산되는 국내 천일염 가격이 급등해서다. 천일염은 전국적으로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기피 우려로 수산물 관련주는 물론이고, 닭고기와 돼지고기 등을 가공판매하는 육가공 업체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사조씨푸드(11.11%)를 필두로, CJ씨푸드(9.91%), 동원수산(8.74%), 사조오양(4.69%), 한성기업(4.31%) 등이 수산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의 주가가 움직였다. 

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주로 해외에서 원물을 가져와 가공판매하는 이들 수산물업체들이 수혜를 입게될 것이라는 기대다. 

같은 논리로 육계업체들도 매매의 대상이 됐다. 수산물을 적게 먹게 될 경우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육계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것이다. 

닭고기하면 떠오르는 하림이 6.76% 올랐고, 마니커에프앤지(11.08%), 팜스코(7.45%), 팜스토리(7.1%), 선진(5.4%), 이지바이오(5.01%) 등이 함께 강세를 탔다. 채소와 과일 가공업체인 우양도 4.36% 올랐고, 풀무원도 4.69%로 테마주 잔치에 끼었다. 

방사능 관련주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주가에 불이 붙었던 어찌보면 테마의 시조격인 회사들 주가가 그랬다. 

방사능 해독이 가능한 제올라이트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창산업이 18.81% 급등했고,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능 치료효과가 있다는 기술을 개발중이라는 소식으로 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던 대봉엘에스가 6.38% 급등했다. 방독면 업체인 한컴라이프케어도 4%대 강세를 탔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염수 방류를 위한 관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루어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민들의 풍평(소문) 피해 대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약 12년 만에 방류에 나서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총량은 134만 톤으로 해양 방류는 개시 시점으로부터 30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일본 도쿄전력은 내년 3월까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 
소에서 바다에 방류할 오염수 양을 3만1200톤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오염수의 안전성과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오염수가 주기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특히 테마의 핵심 형성 조건인 뉴스 흐름 관점에서 볼 때도 한동안은 뉴스의 홍수 속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당장 24일 방류 개시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이해관계 당사자 국가들의 입장 발표가 예상되고, 각 국가의 민간단체들의 입장도 잇따를 전마이다. 방류 당일 방류 개시 모습이 실시간이 아니더라도 중계되는 것은 눈에 훤한 일이고, 방류 초기 이후 한동안 방류가 일본 정부가 밝힌 대로 진행되는 지, 각국의 입장은 어떠한지 등등에 대한 뉴스 흐름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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