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임을 앞두고 관료 출신과 민간 금융인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이 이어지고 있다. 늦어도 다음달 초 회추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장 개인의 출신보다는 업권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조용병 현 회장의 후임 선임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개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르면 10월 말, 늦어지면 11월 초 회추위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인선에서는 2020년 11월 23일 김광수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11월 16일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공식 선출은 두 기간 모두 11월 27일이었다. 최근 두 차례 모두 11월 중순 이후 후보가 결정된 만큼 올해도 비슷한 일정이 예상되지만, 첫 회추위 개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다. 회추위는 은행연합회장과 회원 은행장 등 이사회 구성원 12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원들의 후보 추천과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 뒤 사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관료 출신과 민간 금융인 출신 인사들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공식 후보군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늘상 그래왔듯 은행권과 정부 사이의 조율 능력이 중요하게 꼽히지만 이번에는 정부의 새로운 금융정책과 기조가 맞물려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는 대표적으로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이다.
윤종규 전 회장은 KB금융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손해보험과 증권 등 계열사 인수를 추진해 그룹의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23년 은행연합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본인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최종 후보 경쟁에서는 빠졌다.
윤종원 전 행장은 기업은행을 이끌기 전 기획재정부와 청와대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했다. 박종복 전 행장은 SC제일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뒤 은행장에 올라 약 10년간 재임했다. 윤종원 전 행장이 정부 정책과 은행 경영을 모두 경험했다면, 박 전 행장은 민간은행에서 쌓은 현장 경험이 경력의 중심을 이룬다.
이 밖에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과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최종구·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만 거론되는 인사들이 실제 후보 추천에 응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밖에도 새로운 라이징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특히, 관료 출신 후보는 마지막 후보 신청서 제출 시점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선은 은행권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변화하는 시기에 진행된다. 정부는 부동산 관련 대출의 증가세를 억제하면서 기업과 산업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로서는 가계대출을 관리하면서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과 이사회 운영, 성과보수 체계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3일 주요 은행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열사 CEO 선임 절차를 보다 공정하게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특정 인맥이나 계파가 아닌 후보자의 능력에 따라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처럼 은행권에 요구되는 과제가 다양해지면서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금융당국에 전달하고 공동 현안에 대한 협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다만 금융당국과의 소통 경험이나 은행 경영 이력만으로 차기 회장의 역할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에 오르더라도 정부와의 소통 경험만으로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며 "마찬가지로 은행 출신 인사 역시 업계 사정을 잘 알고 있더라도 기존의 제도나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연합회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것 못지않게 은행권 전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은행업의 특성상 회장 개인의 출신보다 업권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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