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의 비상장사 선행투자 의혹과 관련해 사전 기획된 배임 정황이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회삿돈이 들어갈 길목을 미리 파악해 최윤범 사내이사 본인과 측근들이 지분을 선점했다는 주장이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구체적인 회계 기록과 자금 흐름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12일 신생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 투자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블라인드 펀드인 코리아그로쓰1호에 약 236억 5900만 원을 출자했다. 이는 펀드의 아크미디어 출자요청액 250억 원 가운데 94.64%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해당 출자금은 투자처로 곧바로 집행되지 않고 59일 동안 펀드 계좌에 묶여 있었다. 통상 사모펀드가 출자금을 납입받은 뒤 3~4일 안에 투자를 집행하는 관행과 달랐다는 설명이다.
자금이 머물러 있던 사이 최윤범 사내이사와 측근들의 지분 확보가 이어졌다. 자금 납입 17일 만인 2020년 5월 29일 최윤범 사내이사는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 제1회 전환사채(CB) 1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일주일 뒤인 6월 5일에는 아크미디어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때 최윤범 사내이사의 측근 7인이 주당 5000원에 신주를 배정받아 아크미디어 지분 전부를 확보했다. 같은 날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아크미디어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최윤범 사내이사 측의 지분 확보가 끝나자 펀드 계좌에 대기하던 회사 자금이 투입됐다. 2020년 7월 10일 코리아그로쓰1호는 대기 중이던 고려아연 자금을 활용해 아크미디어 제2회 CB 250억 원을 인수했다. 자본금 1억 원으로 출발해 설립 두 달에 불과했던 무실적 신생 회사에 거액의 자금이 일거에 들어간 셈이다.
지분을 배정받은 측근 중 1명은 이듬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최고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내부 통제 시스템마저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 측은 회삿돈 250억 원이 투입돼 기업가치가 뛸 것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 설립 한 달 된 신생사에 최윤범 사내이사 개인과 측근들이 줄지어 지분을 확보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공적 자금을 사적 투자이익의 지렛대로 삼고 특수관계자에게 시세차익 기회를 준 특혜성 배임 거래이자 모럴해저드라는 입장이다.
현재 사법 당국과 조세 당국은 최윤범 사내이사의 비상장사 선행투자와 회사 자금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전방위 조사와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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