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접속·버튼 터치로 우대금리 결정…재미있는 저축 경험 선사 목적
터치 횟수에 좌우되는 금리…행동 유도형 설계에 부담

|스마트투데이=강민주 기자| 재미 요소를 앞세운 게임형 적금이 금융권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하나은행은 2021년 ‘하나 타이밍 적금’을 출시한 이후 MZ세대의 저축 패턴과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2023년 리뉴얼을 진행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의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적금 최소 만기가 1개월로 단축되자, 초단기·소액 저축 수요를 반영해 상품 구조를 최소 한달 만기로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우대금리 조건이 앱 접속 빈도와 버튼 터치 횟수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금융의 본질과 고객 경험 사이의 괴리도 제기된다.
하나 타이밍 적금은 하나원큐 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금액은 1000원 이상 50만 원 이하, 월 납입한도는 ‘타이밍 버튼’ 입금 15만 원을 포함해 최대 65만 원이다. 만기는 1개월부터 6개월까지 선택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2.7%며 우대금리를 최대 1.0%p까지 더하면 최고 연 3.7%(세전)까지 적용된다. 단기 저축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는 부담이 덜한 구조다.
우대금리의 핵심은 타이밍 버튼이다. 고객이 설정한 금액을 적금 전용 버튼을 통해 터치할 때마다 건당 적립되고, 일정 횟수를 채우면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5~9회 터치 시 0.1%, 10~14회 0.2%, 15~19회 0.3% 등으로 증가해 40회 이상인 경우 최대 0.8%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자동이체 등록 0.1%, 친구추천 또는 재예치 시 0.1%의 우대금리가 쌓인다.

다만 이 구조는 사실상 행동 유도형 금리로 보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단기간에 앱에 여러 번 접속해 버튼을 반복 터치해야 한다. 금융상품의 금리가 고객의 재무상태나 저축규모가 아닌 ‘앱 사용 패턴’에 따라 결정되는 셈이다.
사용자들의 푸시(PUSH) 알림에 대한 피로감도 적지 않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저축 습관 형성을 위해 매일 특정 시간 알림을 발송하지만 바쁜 일정으로 터치를 놓치면 우대금리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한 이용자는 “조금만 노력하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단기적금”이라며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날 설정금액을 낮춰서 버튼을 여러 번 누르며 게임처럼 활용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이용자는 “6개월 안에 40회 이상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앱을 자주 열도록 설계된 사용자인터페이스(UI) 구조는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트래픽 유도 및 체류시간 증가를 노린 전략이라는 지적도 공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