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예산 시정연설..AI시대 대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1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1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스마트투데이=이은형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예산"이라고 밝히며 국회의 조속한 심사·인준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대비 8.2% 증액된 '슈퍼 예산안'은 민생경기 회복과 AI 사회 대전환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역설했다. 자주국방 실현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남북 신뢰 회복을 위해 대승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선언하며 국민들의 협조에 사의를 표했다. APEC 계기 한미·한중 정상회담 성과를 소개하면서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에 나섰다.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을 가진 바 있지만, 정부 예산 본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취임 후 처음이다.

시정연설 전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들과 사전환담을 갖고 본회의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을 향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 로텐더홀에서 검은 양복·넥타이·마스크 차림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직접 설명드리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경주선언을 이꿀어 내면서 대한민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류와 번영, 역내 평화 증진을 위한 역할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APEC 계기 한미 정상회담 및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였다"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의 진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한중관계를 전면 회복하고,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함께 나아가기로 다시 합의했다"면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AI 시대 여는 첫 예산, 한푼도 허투루 안 쓸 것…여야 초당적 협력 부탁"

이 대통령은 △소비심리 개선 △3분기 경제성장률 반등 △추가지수 4000 돌파 등 정부 성과를 평가하면서도 "겪어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질서의 재편과 AI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사회로의 대전환을 '피할 수 없는 필연'으로 규정하며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2026년 예산안은 바로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단 한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10조 1000억 원 △국방 예산 8.2% 증액된 66조 3000억 원 △기준중위소득 역대 최대인 6.51% 인상 △장애인 지원·일자리 △근로감독관 증원 및 안전시설 확충 지원 △재해·재난 예방 및 신속대응 예산 1조 8000억 원 증액 등을 소개했다.

아울러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청년미래적금 신설 △지역사회 통합돌봄 전국 확산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대중교통 정액 패스 도입 △경영안정 바우처 및 24조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5극 3특' 지방우대 재정 원칙 전격 도입 △지방정부 포괄보조 10조 6000억 원으로 확대 등 예산안 편성 주요 내용을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낸 우리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산업화와 정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처럼 위대한 대한 국민들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를 향해선 "열린 자세로 국회의 제안을 경청하고, 좋은 대안은 언제든지 수용하겠다"며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야당이 시정연설 보이콧하는)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되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2026년 예산안이 치밀한 심사를 거쳐서 신속하게 확정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며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며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남북 신뢰·대화 위해 대승적 노력…자주국방 확실히 실현할 것"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도 한반도 평화·안정과 대북 대화 의지를 드러내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핵잠수함 추진 등을 언급하며 자주국방 달성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남북 간 신뢰 회복과 대화 협력 기반 조성을 위해 담대하고 대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휴전선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을 지속하고, 교류협력(E), 관계정상화(N), 비핵화(D)를 통한 'END 이니셔티브'로 평화 공존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재차 남북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 보다 8.2% 증액한 66조 3000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하며 "우리의 염원인 자주국방을 확실하게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연간 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사용하고, 전 세계 5위의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우리 대한민국이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자존심 문제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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