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 행사에서 새 기업이미지(CI)를 입힌 보잉 787-10 항공기가 공개되고 있다. 2025.3.11/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 행사에서 새 기업이미지(CI)를 입힌 보잉 787-10 항공기가 공개되고 있다. 2025.3.11/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사실상 1대1 통합안을 제시했다. 

30일 뉴스1이 대한항공이 공정위에 제출한 통합안을 살펴본 결과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로 쓸 수 있는 동시에 대한항공 마일리지 전환비율을 탑승의 경우 1대 1, 제휴는 0.82대 1로 설정했다. 우수회원 제도는 '모닝캄 셀렉트'를 신설한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노선이 85% 증가한다며 통합안은 소비자 효익 극대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마일리지 통합안이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하고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간 사용 가능…탑승 1:1 제휴 1:0.82 비율로 전환

대한항공은 지난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 수정안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내달 13일까지 의견 수렴 실시하고 심의해 통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공정위 승인을 받는 대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 2027년 통합 항공사 출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마일리지 통합안의 주된 내용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10년간 별도 유지 △원하는 시점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의 전환 지원 △우수회원 통합방안 △마일리지 사용계획 확대 등이다.

대한항공과 공정위에 따르면 두 항공사 통합 시점부터 10년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회원과 대한항공 마일리지 보유 회원으로 구분된다.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10년 동안은 마일리지 강제 전환 없이 현행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 합병에서 흡수 항공사 마일리지를 유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0년이 지난 시점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통합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 고객은 언제든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비율은 탑승은 1대 1, 신용카드 등을 통한 제휴 마일리지는 1대 0.82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대한항공은 우수회원 제도도 개편한다. 현재 대한항공은 밀리언 마일러(평생), 모닝캄 프리미엄(평생), 모닝캄(24개월) 등으로 우수회원 등급을 나누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플래티넘(평생), 다이아몬드 플러스(평생), 다이아몬드 플러스(24개월), 다이아몬드(24개월), 골드(24개월)로 이뤄져 있다.

통합 이후 대한항공은 기존 모닝캄 등급을 모닝캄 셀렉트(24개월)와 모닝캄으로 이원화할 예정이다. 기존 아시아나 우수고객은 자격이 유지되며 마일리지 통합 이후 매칭 등급에서도 결정된다. 대한항공 실적에 아시아나항공 탑승 실적을 합산해 다시 우수회원 등급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현행 운영 중인 복합결제를 아시아나에도 도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회원 마일리지 소진을 위해 마일리지 전세기 확대, 오즈마일샵 제휴상품 확대 등 앞으로 마일리지 사용처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대한항공의 회원 마일리지 등급인 모닝캄과 스카이패스가 안내되고 있다. 2023.2.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대한항공의 회원 마일리지 등급인 모닝캄과 스카이패스가 안내되고 있다. 2023.2.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마일리지 선택 노선 85% 증가. 소비자 효익 극대화"…공정위 문턱 넘나

업계 관심은 마일리지 통합안의 공정위 심의 통과 여부다. 마일리지 통합안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 이후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합병 전후로 마일리지 사용처 축소와 전환 비율 등을 놓고 아시아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정치권도 이 문제에 가세하며 마일리지 통합안은 고차원 방정식이 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공정위에 마일리지 최초 통합안을 제출했으나, "아사이나 소비자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에 부합한다며 즉각 반려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해당 내용을 보완하며 수정한 통합안을 이번에 새롭게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마일리지 통합안을 마련하면서 공정위 원칙에 맞추는 동시에 소비자 효익 극대화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주요 항공사 합병에서 흡수 항공사 마일리지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이번 대한항공 사례가 처음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제휴 마일리지 전환 비율 역시 실제 용역 분석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마일리지 사용 노선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아시아나항공 69개 노선에서 대한항공 단독 운항 59개 노선이 추가돼서다. 노선 기준 선택의 폭이 85% 증가하는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10년간 마일리지 별도 운영안을 통해 아시아나 마일리지 사용 조건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확대된 합병사의 공급력까지 보장해 기존 아시아나 환경 대비 훨씬 우호적인 사용 환경"이라며 "향후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소비 편의성과 선택권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마일리지 통합안과 관련, 대한항공에 끼칠 재무적 영향도 관심사다.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통합 항공사 출범 전까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최소화할수록 대한항공 입장서는 부담이 덜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두 항공사의 미사용 마일리지 금액은 약 3조 6000억 원 수준이다. 대한항공이 2조 7075억 원, 아시아나가 9288억 원이다. 탑승과 제휴 마일리지를 모두 합한 것으로 정확한 구분은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방안에 따른 재무 영향 관련 현시점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며 "마일리지 통합방안에 따른 재무 영향에 대해 회계기준에 따라 면밀히 검토할 것이며 동 사안은 회계법인의 감사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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