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격 하한제 도입 후 희토류 가격 40% 급등…9월엔 2년 만에 최고가 경신
미국 성공 사례 본 G7·EU, 중국 독점 막기 위해 '동일 정책' 도입 검토
정책 수혜 기대감에 관련 ETF '들썩'…REMX·PLUS글로벌희토류, 7월 이후 50% 이상 동반 상승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의 희토류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하한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 4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로 공급망 불안을 겪은 서방 국가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미국이 같은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후 관련 품목 가격이 단기간에 40% 이상 폭등한 전례가 있어, 이번 논의가 글로벌 희토류 가격의 연쇄적인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이 희토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가격 하한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격 하한제란 희토류에 최저 가격을 설정하고, 시장 가격이 이보다 낮아질 경우 정부 보조금으로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중국이 저가 물량 공세로 다른 국가의 희토류 기업을 고사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G7과EU는 앞서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선례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7월 자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희토류 가격 하한제를 본격 시행했다. 핵심 품목인 NdPr(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에 대해 1kg당 110달러의 최저가격을 정부가 공식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당시 시장 가격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시장 가격이 이보다 낮아지면 정부가 차액을 보조금으로 지원해 자국 기업을 보호한다.
미국에서 가격 하한제가 도입된 이후 글로벌 희토류 가격은 곧바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제도 도입 이전인 6월 kg당 63~70달러에 머물던 NdPr 산화물 가격은 시행 이후 1개월 만에 80~88달러 수준으로 40% 이상 급등했다. 9월에는 일시적으로 150달러까지 치솟으며 2년 만의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가격 하한제가 비(非)중국 공급자들의 투자 유인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희토류 가격 책정 기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희토류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상품은 VanEck Rare Earth/Strategic Metals ETF(REMX)다. 이 ETF는 매출의 최소 50% 이상이 희토류 및 전략 광물 사업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특히 미국 정부와 가격 하한제 계약을 직접 체결하며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MP 머티리얼스를 핵심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어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미국의 희토류 가격 하한제 도입이 발표된 지난 7월 10일 이후 REMX의 주가는 55% 이상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희토류 ETF로는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이 있다. 이 상품은 희토류 및 전략자원을 생산하는 전 세계 핵심 기업 20여 곳에 분산 투자한다. 미국의 MP 머티리얼스, 호주의 리나스 레어 어스(Lynas Rare Earths) 등 핵심 생산기업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대표 희토류 ETF REMX도 약 24%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REMX와 마찬가지로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의 주가도 7월 이후 50% 이상 상승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