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플랜트·뉴에너지 부문 매출 규모 및 비중 확대
이라크 WIP 수주로 안정적 사업 기반 다져나가는 중

사우디아라비아 샤힌 에틸렌시설 건설공사 현장 전경. 근로자들이 TLS(Tower Lifting System)를 활용해 분리타워를 수직으로 세우고 있다. 출처=현대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샤힌 에틸렌시설 건설공사 현장 전경. 근로자들이 TLS(Tower Lifting System)를 활용해 분리타워를 수직으로 세우고 있다. 출처=현대건설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현대건설이 에너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마다 규모가 급증하는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 에너지 사업군 실적 비중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플랜트·뉴에너지 부문 국내 매출 비중은 9.6%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상반기 4.2%보다 5.4% 포인트 높은 수치다. 상반기 플랜트·뉴에너지 부문 국내 매출 비중은 21.2%로, 2024년 상반기 17.7%보다 높아졌다.

작성: 김종현 기자
작성: 김종현 기자

◆ 원전·에틸렌 등 대규모 에너지 생산시설 공사 수주

국내에선 지역 유력 에너지 생산시설 공사를 수주한 게 주효했다. 2022년 11월 17일 울산 에스오일(S-OIL) 샤힌 에틸렌 생산시설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해당 공장에선 연간 180만 톤(t)의 에틸렌이 생산된다. 원유에서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기술이 적용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이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은 총 공사금액(9조 2580억원) 중 5조 4000억 원을 확보했다.

2023년 12월 22일엔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시공권을 따냈다. 1400MW급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는 공사로, 총 사업비는 10조 원이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이 따낸 공사의 금액은 1조 7157억 원이다.

해상풍력발전 사업에도 참여한다. 독일 에너지업체 RWE 오프쇼어와 협력해 국내 해상풍력발전 공동개발에 나선다. 협력의 일환으로 자회사 통영미래해상풍력 지분 40%를 RWE 오프쇼어 윈드 GmbH에 매각했다. RWE는 풍력, 수력, 태양열, 바이오매스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다. 이 독일 기업은 2040년까지 약 500억 유로(약 81조 4140억 원) 이상을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개발에 투자한다는 로드맵을 세워두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지난 3월 28일 CID에서 에너지 전환 리더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현대건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지난 3월 28일 CID에서 에너지 전환 리더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현대건설

◆ 중동에선 국가 주도 에너지 시설 건립 시공권 확보

동남아·중동을 비롯한 해외 등지에서도 조 단위 에너지 공사를 수주했다. 2023년 6월 24일 6조 5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프랑스 토탈에너지가 합작해 추진하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이다. 2021년 6월 17일에는 베트남 꽝짝1 1400메가와트(MW) 화력발전소 시공권을 확보했다. 일본 미쓰비시, 베트남 CC1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현대건설의 계약 금액은 9488억 원이다.

최근 현대건설의 해외 사업 움직임도 좋다. 

9월 14일 현대건설 이라크 정부가 추진하는 가스 개발 통합 계획의 일환인 초대형 해수공급시설(WIP) 공사를 수주했다. 이라크 바스라(Basra) 지역에 위치한 코르 알 주바이르 항구 인근에 하루 500만 배럴의 용수 생산이 가능한 해수 처리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생산된 용수는 웨스트 쿠르나, 루마일라 등 이라크 대표 유전에 주입돼 원유 증산에 활용된다. 계약 금액은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1661억 원)다.

호주 전력망 재구축 사업에도 참여한다. 지난 12일 서울 계동 본사에서 호주 빅토리아주 전력망 사업자인 오스넷(AusNet)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송변전 인프라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오스넷은 호주 빅토리아주의 최대 에너지 네트워크 기업이다. 전기와 가스, 송전 네트워크를 관리해 주민들에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한다.

호주 신재생 에너지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이마크(IMARC)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송전 장비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2억 7000만 달러(약 1조 7636억원)에서 2033년 약 24억 7000만 달러(약 3조 4300억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올해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약 6.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가하는 전력 수요와 지속 가능 에너지 솔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이 시장 성장을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고 분석된다.

단위: 억원 / 작성: 김종현 기자
단위: 억원 / 작성: 김종현 기자

◆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해 미래 시장 선점

이는 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려는 현대건설의 경영 목표가 낳은 결과다. 이한우 대표이사도 ‘에너지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CID(CEO Invest Day)에선 ‘에너지 전환 리더(Energy Transition Leader)’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원자력 수주를 확대하고 저장·운송(송변전, 청정 암모니아 등)과 데이터 센터를 아우르는 에너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이 대표이사는 “수주 규모를 현재 17조5000억원에서 2030년 25조원으로 확대하고, 에너지 분야 매출 비중을 21%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에너지를 신사업군으로 키우는 건 미래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 예측하기 때문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원전시장 규모는 165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2000GW(약 1경원)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는 1GW 생산설비를 만드는 데 통상 5조 원이 소요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폭발적 에너지 수요 증가, 에너지 안보 및 공급안정 중시 기조가 확산되며 관련 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에너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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