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8월 소비자물가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의 8월 한시적 인하 이벤트로 전년 대비 1.7% 오르며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통신비 영향을 제외할 경우 상승률은 13개월래 최대 폭인 2.3%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폭염과 수입 감소 등으로 농·축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기에 강릉 등 일부 지역의 가뭄으로 농·축산물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경우 물가 압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뉴스1에 따르면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상승률은 7월(2.1%)보다 0.4%포인트(p) 낮아지면서 3개월 만에 다시 1%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11월(1.5%) 이후 최소 상승 폭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 둔화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크다. SK텔레콤의 통신 요금 50% 할인 등으로 휴대전화 요금이 21% 급락하면서 공공서비스 물가가 3.6% 하락했고, 이는 전체 물가를 0.59%p 끌어내렸다.
2020년 10월(-6.0%)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이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비 영향을 제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라며 "이는 전월(2.2%) 대비 0.1%p 높으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1.7% 올랐다. 석유류는 전년 대비 1.2% 하락했으며,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보다 0.3%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폭염·폭우에 따른 수급불안이 지속되면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8% 올라 지난해 7월(5.5%)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곡물은 재고량 감소 등 영향으로 14.7% 오르며 전체 농산물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쌀이 전년 동월 대비 11.0% 올라 2024년 1월(11.3%)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가공식품은 전년보다 4.2%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빵(6.5%), 커피(14.6%), 햄·베이컨(11.3%), 김치(15.5%) 등의 상승 폭이 컸다. 특히 빵은 2023년 7월(8.6%)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 오름세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가공식품 중 햄·베이컨, 김치 등의 할인 행사가 줄어든 영향도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축산물은 도축 마릿수 감소와 수입량 축소, 휴가철·급식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며 지난달 3.0%에서 7.1%로 상승 폭이 커졌다. 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모두 가격이 올랐고, 수산물도 갈치·고등어 등 주요 어종의 어획량과 재고가 줄며 7.5% 상승했다.
채소류는 최근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며 0.9% 오름세로 전환했다. 배추는 4.8% 올라 지난 4월(15.6%) 이후 4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였고, 강원도 가뭄 영향이 컸던 감자는 7.6% 올라 2023년 4월(8.7%)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1%, 전월보다 7.8% 각각 상승했다. 과일은 기저효과로 일부 품목의 하락 폭이 줄며 상승 전환했고, 신선 채소·수산물 가격도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서비스 물가는 1.3% 상승했다. 집세는 0.8%, 개인서비스는 3.1% 상승한 반면, 공공서비스는 3.6%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과 외식 제외 항목 모두 3.1% 상승했다. 이들 항목은 전체 물가를 각각 0.44%p, 0.61%p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보험서비스료(16.3%), 공동주택관리비(4.1%), 생선회(외식·5.9%), 커피(외식·5.6%)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승용차임차료(-4.4%), 해외단체여행비(-1.4%), 국내단체여행비(-5.1%), 국내항공료(-3.3%) 등은 하락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지난달(2.5%)에서 둔화하며 1%대로 내려왔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3% 오르며 2021년 8월(1.9%)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1.9%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채소류는 폭염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지난달 상승전환했다"며 "축산물은 도축 감소 등 공급은 감소했지만 수요는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했고, 민생회복소비쿠폰으로 인한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회복세가 강하지 않다"며 "향후 물가는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요인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변동 요인에는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