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입한 주식, 평가손실 중
- 전기차 산업 부진 딛고 2024년 매출 재도약
- 투자 5년차 진입=사모펀드의 회수 타이밍..매물 가능성↑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 (출처=솔루스첨단소재 홈페이지)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 (출처=솔루스첨단소재 홈페이지)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솔루스첨단소재의 공동대표이자 주주로, 투자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진대제 회장은 2020년 스카이레이크가 솔루스첨단소재(당시 두산솔루스)를 인수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20년 12월 14일 솔루스첨단소재 M&A가 완료된 직후인 2021년 1월 5일, 진대제 회장은 1,200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때 매수 단가는 약 4만9,000원으로 추정된다.

2022년에는 더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이뤄졌다. 2022년 5월 18일,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97주를 추가로 확보했으며, 같은 해 7월 28일과 29일에는 장내에서 3만8,003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해당 취득 단가는 약 4만 원이었다.

이미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대제 회장이 개인적으로 솔루스첨단소재의 주식을 매입한 이유는 ‘책임경영’에 있었다. 2022년 7월 말, 회사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급락하자, 그는 직접 3만8,003주(약 15억 원 상당)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2023년 12월, 솔루스첨단소재가 100% 무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진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3만9,400주에서 7만8,800주로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8,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8월 4일, 이 주식의 종가는 8,190원을 기록했다.

결국 진대제 회장은 솔루스첨단소재 투자에서 약 –36%의 IRR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약 16억 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주식 평가액은 6억4,500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평가차익을 기준으로 한 단순 수익률은 약 –59%에 달한다.

희망과 시련이 교차한 5년

솔루스첨단소재는 원래 2019년 두산그룹에서 출발한 2차전지·동박 전문 기업이다. 재무 위기 속에 두산그룹은 자구책으로 이 회사를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했다. 2021년과 2022년 솔루스첨단소재는 2차전지 주가 열풍과 전기차 산업의 확장 등 외부 환경의 호조로 빠른 성장세를 이뤘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4,612억 원으로, 전년보다 21.28% 증가했다. 투자도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2022년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3,396억 원으로, 2021년의 2,320억 원을 크게 상회했다.

장밋빛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3년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솔루스첨단소재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EV 배터리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서, 주력인 동박·전지박 매출이 둔화되고, 재고 조정 장기화로 인해 공격적 투자가 오히려 독이 됐다.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2.66% 증가한 4,294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도 2022년 497억 원에서 2023년 732억 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진대제 회장의 리더십 아래 솔루스첨단소재는 매출을 다시 끌어올렸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5,710억 원으로, 2023년 대비 32.96%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당시 실적 발표에서 솔루스첨단소재는 “‘전지박 부문’이 매출 성장을 크게 견인했다”며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대부분의 업체가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기업은 “AI가속기·PCB·반도체 패키지 등에 사용되는 ‘동박’ 사업 부문에서 DTH(Double Thin Foil·극박), HVLP(Hyper Very Low Profile·초극저조도) 시리즈 등의 하이엔드 제품 공급량이 확대되어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1,9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5년 매출 목표로 7,000억 원을 제시한 바 있다.

투자 회수 시기에 진입하는 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는 7월 29일 손자회사인 서킷포일 룩셈부르크(Circuit Foil Luxembourg)를 2,784억 원에 처분하기로 공시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해외 중간지주회사인 볼타 에너지 솔루션(VES, Volta Energy Solutions S.a r.l.)은 서킷포일 룩셈부르크(룩셈부르크 동박 생산), 볼타 에너지 솔루션 유럽(헝가리 전지박 생산), 볼타 에너지 솔루션 캐나다(캐나다 전지박 생산)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동박 생산 유닛을 매각하는 것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번 손자회사 처분 목적에 대해 “사업 부문 효율화와 지분 매각을 통한 전지박 투자 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즉, 외형을 줄임과 동시에 전지박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통상적인 투자 후 회수 기간이 3~7년인 점을 감안하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도 솔루스첨단소재 투자 회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장사인 만큼 M&A가 가장 유력한 투자 회수 수단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로는 롯데그룹이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동박 분야 진출을 위해 일진머티리얼즈를 약 2조7,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또한 롯데정밀화학은 스카이레이크의 솔루스첨단소재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약 2,900억 원을 투자했다.

2020년 두산솔루스 M&A에 관심을 보였던 칼라일, KKR, 블랙스톤 등 글로벌 PEF(사모펀드) 역시 현재 잠재적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이외에도 유럽과 중국의 대형 소재 기업, 글로벌 완성차 기업 등도 인수 후보 그룹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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