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기업금융 영업점 통합·대형화로 전문성 강화
실적 부진 지점 통폐합에서 못 벗어난 우리은행
외국인 특화 점포로 외국인 고객 몰린 하나은행..우리銀 벤치마킹

[출처: 신한은행]
[출처: 신한은행]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모바일 뱅킹이 대세가 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전통적인 지점 영업방식을 손질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영업점을 합쳐 대형화하거나, 특화 영업점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영업점들을 통합해 대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외국환 전문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9월 경기도 평택시에 3번째 외국인 전용 지점을 열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실적이 부진한 영업점을 없애고 통폐합하는 전술을 답습했다. 

◇ 기업금융 영업점 대형화 나선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이달과 다음 달에 기업금융 영업점 5곳을 기존 영업점과 통합해, 대형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7일부터 김포공항화물청사(출국장) 지점을 김포공항 지점에 통합하고, 김포공항화물청사 지점의 고객 대면업무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영업1부가 대기업강북센터를, FI영업2부가 대기업FI센터를 흡수 통합한다. 기업금융 전문 영업점의 대형화로 기업금융을 전문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다음 달 4일부터 광주기업금융센터와 광주 지점을 통합해, 광주금융센터로 대형화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대구기업금융센터와 대구 지점을 합쳐, 대구금융센터로 키운다. 

신한은행은 "통합·대형화 후에도 개인과 기업의 모든 업무는 전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라며 "해당 영업점을 한 개의 지점으로 대형화해서 대형 영업점으로서 전문적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외국인 전용점으로 외국인 312만명 끌어모은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9월 19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동에 평택외국인센터지점을 열었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평택, 화성, 안성 등 경기 남부 지역을 공략하고자 외국인 특화 지점을 선보였다. 원곡동외국인센터지점, 김해지점에 이어 3번째 외국인 전용 영업점이다. 

일요일에 문을 연 하나은행 천안역 지점이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평일에 보지 못한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하나은행]
일요일에 문을 연 하나은행 천안역 지점이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평일에 보지 못한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일요영업점을 운영하면서, 고 있다. 전국 16곳을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 평일 은행 업무를 보지 못한 외국인 사이에 입소문을 탄 덕분에 하나은행 외국인 고객 수는 지난 2021년 266만명에서 지난 8월 말 312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우리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외국인 전담 창구 ‘글로벌 데스크’를 2배로 확대하고, 8곳 중 3곳을 일요일에 영업하기로 했다.

◇ 지점 통폐합 답습한 우리은행..점포 설계 고민해야

신한은행와 비슷한 시기에 우리은행도 내년 1월 6일부터 영업점 5곳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다만 실적이 부진한 지점을 없애고, 인근 영업점에 통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남가좌동 지점을 없애고 북가좌동 지점에 통합한다. ▲대전북 지점을 유성금융센터에, ▲신림남부 지점을 대림동 지점에, ▲하남금융센터를 하남테크노밸리 지점에, ▲판교제2테크노밸리 지점을 판교테크노밸리금융센터에 각각 통폐합한다.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우리은행 국내 영업점은 5년간 166곳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6월 869개에서 올해 6월 703개로 줄였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879개에서 716개로, 163곳을 없앴다. 하나은행도 750개에서 601개로, 149개점을 줄였다.   

전아영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금융산업에서도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지점은 고객과 접점을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주요한 채널"이라며 "이러한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고려한 고객 중심의 지점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금융회사 본연의 서비스에 집중한 기능적 설계가 우선시돼야 하나, 오프라인 영업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공간에서 얻고자 하는 진정한 가치가 단순 판매로 인한 매출 증대인지, 브랜드 인지도 제고인지에 따라 점포 설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다수의 은행들이 카페나 서점 같은 복합 점포와 문화 공간 개설을 시도했으나 기대한 만큼 획기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거나 시각적으로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에서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경험이 무엇이며, 그것을 고객에게 어떻게 선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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