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순익 1위는 KB금융..2.8조원
은행 순익 1위는 신한은행..2.1조원
우리 이어 신한도 밸류업 계획 발표

5대 금융지주 [출처: 각 사]
5대 금융지주 [출처: 각 사]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5대 은행 지주회사들이 올해 상반기 성적표를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는 상반기에 11조원 넘는 순이익을 올려,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5대 은행 순이익만 8조원을 차지했다.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고, 5대 금융지주 중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 13%선을 지킨 곳은 3곳에 그쳤다.

선두 자리를 두고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쟁은 치열했다.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인식한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상반기 실적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해, 지난주 8% 넘게 급등했다.  

※ 순이익은 모두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 기준이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 대손충당금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다. [출처: 각 사]
※ 순이익은 모두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 기준이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 대손충당금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다. [출처: 각 사]

◇ 신한은행 순익만 2조원 넘어..KB국민 4위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순이익 1위는 KB금융인 반면에 5대 은행 중 순이익 1위는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 2조781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3조원 넘는 순이익과 비교하면 7.5%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상반기 여신 성장에 박차를 가한 신한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해,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반면 2분기부터 대출 영업을 강화한 KB국민은행은 4위로 떨어졌다.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종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지난 23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2분기 순이자마진(NIM)이 1.84%로 전기 대비 3bp(0.03%포인트) 감소했다"며 "2분기에 핵심예금 성장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압력이 증가하면서 예대 스프레드(예대금리 차)가 감소한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 상반기 충당금 많이 쌓은 KB와 신한

부실채권 비율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대 금융지주가 0.62%로, 지난 2019년 1분기 0.6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모두 0.68%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 재평가와 계열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형 사업장 재분류, 대출 연체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사업장과 대출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 충당금도 더 많이 쌓았다.  

신한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천상영 부사장은 지난 26일 컨콜에서 "신한자산신탁에 대해 상당히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지금 부동산경기 악화가 책임준공형 신탁을 제공하는 부동산 신탁회사까지 크게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분기 전체 사업장 전수조사를 통해 충당금 1827억원을 추가로 적립해, 책임준공형 사업장 전체 충당금 잔액은 2696억원을 쌓은 상태"라고 말했다.

대손충당금은 신한금융이 98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KB금융도 9810억원으로 신한금융과 대동소이했다. NH농협금융이 3151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KB금융이 13.59%로, 가장 높았다. NH농협금융(13.16%)과 신한금융(13.05%)도 13%선을 웃돌았다. 반면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12.89%에서 2분기 12.79%로 떨어졌고,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11.95%에서 12.04%로 상승했다. 

[출처: 우리금융그룹 기업가치 제고 계획]
[출처: 우리금융그룹 기업가치 제고 계획]

◇ 밸류업 치고 나간 우리금융..신한 "받고 5천만주 감축 더"

한편 우리금융이 지난 25일 5대 금융지주회사 중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중장기 목표로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를 제시하고, 내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달성하기로 했다.

하루 뒤 신한금융도 2번째로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다. 오는 2027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 13%, ROE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천만주 감축 목표를 공약했다. 

자사주 5천만주 감축 계획이 우리금융의 밸류업 계획과 다른 부분이다. 3년간 3조원 이상을 들여, 신한지주 주식 수를 5억939만여 주에서 4억5천만주로 줄일 계획이다. 유통주식 수가 많다는 점이 주가 저평가의 원인이란 판단이다.

천상영 부사장은 "신한금융의 기업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됐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원인 분석을 통해 목표를 설정했다"며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에서는 주주가치 측면에서 배당보다 자사주 소각이 훨씬 더 낫다라는 분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5대 지주 중에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 주가는 지난주 각각 8.8%와 8.6% 급등했다. 반면 밸류업 계획을 준비 중인 KB금융(3.7%)과 하나금융(1.3%)은 동반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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