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계대출 4.4조 증가..은행 주담대만 6.3조 늘어
상반기 은행 주담대 3년 최대 폭 증가
스트레스 DSR 2개월 연기에 주담대 막차 자극 우려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출처: MG새마을금고]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출처: MG새마을금고]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1분기에 감소했던 가계대출이 2분기 들어 다시 고개를 들었다. 6월 가계대출은 석 달째 순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을 7월에서 9월로 두 달 연기한 결정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면서, 가계대출 고삐가 다시 풀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힘을 얻었다.  

[출처: 금융위원회]
[출처: 금융위원회]

◇ 6월 가계대출 4.4조 증가..은행 주담대만 6.3조 늘어

1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4천억원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4월에는 4조1천억원, 5월 5조3천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작년 3월부터 1년 4개월 연속 증가한 데다, 증가 폭도 지난 5월 5조6천억원에서 6월 6조1천억원으로 확대됐다. 6월 은행권 주담대만 6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두 달째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6월 기타대출은 1조7천억원 줄었다.

업권별로 보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감소 폭을 확대한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5월에 이어 6월에도 6조원 증가 폭을 유지했다.

특히 6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분 6조3천억원이 기타대출 감소분 3천억원을 상쇄해, 은행권 주담대 증가 폭이 커진 점이 두드러졌다. 5월 은행 주담대는 5조7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주담대 중에서 집단대출이 지난달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 5월 3백억원 감소세에서 6월 들어 1천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반개별 주담대 증가 폭도 5월 4조7천억원에서 6월 4조9천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이 작년 말 대비 총 7조9천억원(0.5%) 증가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위는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 DSR 2단계를 9월부터 차질없이 시행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세심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란색 막대 그래프가 가계대출이고, 회색이 기업대출이다. [출처: 한국투자증권]
파란색 막대 그래프가 가계대출이고, 회색이 기업대출이다. [출처: 한국투자증권]

◇ 상반기 은행 주담대 3년 최대폭 증가..스텝 꼬인 당국

하지만 금융 당국의 평가와 달리 정책 스텝이 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트레스 DSR 2개월 연기가 한도가 줄기 전에 주택담보대출 막차를 타도록, 시장 수요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26조5천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이다. 실제로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1월 4만5천호, 2월 4만3천호, 3월 5만3천호, 4월 5만8천호, 5월 5만7천호로 꾸준히 느는 상황이었다.

금감원도 비판을 의식한 듯 6월 가계대출 동향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이례적으로 7월 첫째 주(1~5일) 은행권 가계대출이 1조4천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나흘간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가계대출이 2조2천억원 가까이 증가했다는 언론 보도에 금감원이 은행권 전체 집계를 들고나와, 해명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 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전에는 통제하지 못했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지기 시작한 변화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해서 하향 안정화되도록 한다는 데 한은과 정부 간 이견이 없다”고 진화했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 이자율이 낮아지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라가는 면이 있어 금융 안정 측면에서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이 시중은행들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대출금리를 소폭 인하하는 수준으로 시장 수요를 누르기 힘들어 보인다. 이달 들어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줄줄이 나섰지만, 인하 폭은 0.1~0.2%포인트로 대출 의지를 꺾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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