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최근 청정에너지 기술의 급속한 확산이 기후 전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현재 세계 정부의 정책 기조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할 때, 지구 온난화는 예상보다 섭씨 약 1도 낮출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고 IEA는 지적한다.
1도 감소 기대는 의외로 큰 효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2100년에 예상되는 기온 상승폭은 재앙적인 3.5도에서 덜 심각한 2.4도로 내려온 것이다. 좋은 소식이지만 당연히 충분하지는 않다.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임계치로 인식되는 1.5도 미만은 기후 변화의 최악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중요하다.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다행스럽게도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 가능 전력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합의가 모여지고 있다. 이는 IEA가 초기 단계부터 강조해 온 어젠다다. 이 목표를 중심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COP28회장단 등 여러 국가들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G20 의장국 인도나 미 중 기후성명에서도 이에 대한 지지가 포함됐다.
재생에너지를 3배로 늘리는 데 전념하는 것은 올바른 첫걸음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탄소 배출을 충분히 줄이지 못한다. 패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5도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5가지 조치가 행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롤이 밝히는 2030년까지의 행동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3배 증가 ▲에너지 효율 개선 속도 2배 증가 ▲화석연료 산업, 특히 석유 및 가스 산업의 메탄 배출량 75% 감축 ▲신흥 경제와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투자를 3배 늘리기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 메커니즘 구축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신규 승인 종료 및 화석연료 사용의 질서 있는 퇴출을 보장하는 조치 등이다.
IEA는 5가지 핵심 요소에 대한 신속한 합의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특히 상호 의존적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없어도 작동하지 못한다. 또 이를 달성하려면 전력망 확장, 저배출 연료 확대,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다양한 동반 조치도 필요하다.
또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에너지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1.5도 시나리오의 핵심 원칙이다. IEA는 2024년 봄 파리에서 아프리카 청정 요리(Clean Cooking)에 관한 국제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청정 요리는 탄소 배출이 되지 않는 요리 관습을 의미한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면 1.5도 목표를 맞추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줄여야 하는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이 해결된다. 그러나 신흥 경제와 개발도상국에 자금 지원 조치가 없다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효율성을 2배로 늘리는 것도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IEA의 최근 보고서 ‘순 제로 전환에서의 석유 및 가스 산업’은 1.5도 억제 목표에 대한 화석연료 산업의 참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업계 자체적으로 2030년까지 배출량을 60%까지 낮추고 청정에너지 분야의 기회 포착 필요성을 강조한다. 해상 풍력과 녹색 수소가 대표적이다. 오늘날 화석연료 업계에서는 자본 지출의 2.5%만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을 뿐이다.
나아가 CCUS(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는 시멘트 등 배출을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경제 부문을 탈탄소화함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CCUS에 대한 연간 투자를 작년 40억 달러 미만에서 2050년까지 매년 3조 5000억 달러로 늘려야 한다는것이다. 화석연료 배출을 줄이는 것은 화석연료 수요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최대 난제다.
제시한 5가지 방법론으로 세계는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희망과 추진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IEA는 밝혔다. 지정학적 혼란이 심각한 이 시기에 전 세계는 파리협약 정신을 따라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