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로 인해 세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섭씨 1도 이상 상승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최근 더 오름세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는 적극적인 배출량 감축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향후 10년 동안 섭씨 1.5도를 초과할 확률이 최소 50%라고 예측한다.
섭씨 1.5도라는 숫자 목표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합의한 것이다. 바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회의였다. 이게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목표이자 바이블이 됐다. 구속력이 없었던 당시 분위기로서는 획기적이었고, 그 후부터 COP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목표를 위반하면 기후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일에 의문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파리 협약에는 지구 온난화의 현재 수준을 정의하는 공식적으로 합의된 방법은 제시하지 않는다. 즉 1.5라는 숫자를 어떻게 산출하고 평가하는 지가 모호한 것이다. '온도 상승'을 명쾌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합의된 측정 기준이 없으면 언제 1.5도 수준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통일된 합의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기후 조치가 산만해지고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네이처지 온라인판은 이에 대한 공통의 접근방식과 함께 최근 새로이 제안된 온도 상승 측정 방법론도 소개했다.
지구 온도 측정의 가장 큰 문제는 지구의 기온이 규칙적인 패턴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엘니뇨 등 자연적이고 단기적인 기후 변화에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가 중첩된다. 그래서 기온 상승은 매년 다르다. 올해도 그랬지만 지난 2016년, 2017년, 2019년, 2020년에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은 한 달 이상 잠시 동안 1.5도를 초과했다. 그렇다고 이것이 파리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는 간주되지 않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 초과가 최소 1년 동안 1.5도 이상으로 상승할 확률이 66%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1.5도를 넘어선 것으로 간주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최신 IPCC 평가 보고서 AR6에서는 “1850~1900년 평균 온도와 현 시점에서의 20년 평균을 비교해 1.5도의 지구 온난화 수준(GWL)”이라고 정의했다. 폭표 GWL을 초과한 연도가 20년 평균의 중간 지점이 된다. 이 정의에 따르면 관측된 특정 해의 온도 상승이 1.5도를 넘으면, 그 후 10년에 걸쳐 1.5도 온난화가 확인된다.
기후과학자들과 정부는 정책 수립을 위해 지구 온난화 수준을 결정하는 척도를 시급히 합의하고 이를 파리 협약에 적용하기 위해 공식 채택해야 한다. 이는 IPCC 등 기존의 정책 및 관행과 일치해야 하며 통일된 1.5도 인식으로 확립되어야 한다.
기후 관측 기록에 따르면 지난 20년(2003~22)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1850~1900년보다 1.03도에서 최대 1.13도 높았다. 그리고 2002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2011년에 처음으로 온난화 수준이 1도를 넘었다. 그러나 2023년을 중심으로 한 20년 평균이 얼마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IPCC 예측 모델에 따르면 10년 정도 지난 2030년 즘 1.5도를 돌파할 것이다. 그러나 20년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 1.5도 돌파는 2040년경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공식 통계가 현실을 너무 늦게 반영한다.
그렇다고 평균이 계산되는 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년을 10년으로 줄이면 지연 시간을 5년으로 줄일 수는 있지만, 기간 단축은 절대적으로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기후 변동성을 감안하면 유용하지 않다.
결국 20년 장기 온난화 수준을 보다 즉각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이 지표는 이미 여러 가지 사용되고 있다. 각 방법은 사용되는 데이터, 알고리즘 및 가정에 따라 현재 온난화에 대한 약간 다른 추정치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온난화는 약 1.24도였으며, 2011년이나 2012년에는 온난화가 1도를 넘었다는 등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결국 20년 평균 측정 방식을 유지하면서 일부 합의된 방법으로 보정하는 방식이 적용되는 셈이다.
파리 협약의 맥락에서 이 지표를 공통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1.5도에 대한 접근 방식과 측정 지표는 미래에도 동일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방법론 자체가 변경되면 신뢰성이 훼손된다. 모든 정의는 IPCC에서 이미 1.5도에 대해 정의한 방식과 일치해야 한다. 즉, 중간점에 연결된 20년 평균을 사용한다.
새로운 제안도 나왔다. 올해를 중심으로 한 20년 평균 기온 상승이라는 새로운 지표다. 20년 장기 평균은 유지하되, 기준 연도를 올해로 바꾸자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관측치를 향후 10년 동안의 기후 모델 예측과 결합해 20년 기간에 대한 평균을 추정한다. 바로 '현재 지구 온난화 수준(CGWL)‘ 지표다. 제안된 지표는 IPCC 정의와 일관되게 맞고 현재 온난화에 대한 즉각적인 지표도 제공한다. 이 접근 방식을 테스트한 결과 2022년 말 중심 CGWL이 약 1.26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