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미 24GB램 도입…갤럭시S '최고' 딱지 위협
삼성전자 이정배 사장 "온디바이스 AI 위해 고성능·고용량 D램 필요"

삼성전자 갤럭시 S24에 탑재될 D램 용량이 최대 12GB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최고 사양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중국 업체들이 최대 24GB용량의 D램 장착 스마트폰을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삼성이 차기 모델부터 계획중인 온디바이스AI 서비스가 무리 없이 제공될 수 있을 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이른바 '수박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장 IT업계 관계자들은 12GB 용량의 D램으로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구현하겠다는 온디바이스 AI '갤럭시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직접 AI를 구현하려면 메모리 반도체 성능도 로직 반도체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는 이미 16GB를 넘어 24GB 용량의 D램을 장착한 스마트폰이 나오고 있어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고 성능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도 빼앗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갤럭시S 시리즈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불평도 제기된다.

2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IT팁스터 아이스 유니버스(Ice Universe)는 SNS를 통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되는 D램의 용량이 최대 12GB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X(구 트위터)에 올라온 그의 글에 따르면 S24는 8GB, S24+와 S24 울트라는 8GB와 12GB로 출시될 예정이며 "16GB를 탑재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16GB does not exist)"고 나타났다.
루머대로 내년에 S24가 이렇게 나온다면, S23에서 D램 용량은 업그레이드된 것이 없는 셈이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2019년에 출시된 S10+에도 최고 12GB의 용량을 탑재했다. 5년 동안 제자리인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8GB, 12GB 수준의 D램으로 삼성전자가 내년에 온디바이스 AI를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CPU, GPU, NPU 등 로직 반도체를 비롯해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모두의 성능이 업그레이드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은 지난 10월 17일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기고문에서 "PC와 스마트폰과 같이 사용자의 기기에서 AI를 구현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가 확산되면서, 메모리 응용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AI 서비스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성능·고용량·저전력 메모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SK하이닉스 박명수 부사장도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은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이 구현되는 필수 기기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바일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모바일 D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해 D램의 성능과 용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S24에 16GB 또는 24GB 용량의 D램을 장착할 것으로 기대했다.
게다가 중국 스마트폰 생산업체들도 대다수 24GB D램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올해 공개하며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이제 24GB D램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오포는 세계 최초로 24GB D램이 탑재된 스마트폰 원플러스 에이스2 프로를 출시했다. 지난 8월 샤오미도 24GB D램을 장착한 레드미 K60 울트라 제품을 발표했다.
리얼미 역시 최신 스마트폰 GT5에 24GB D램을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리얼미 쉬치 중국 지역 총재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스마트폰이 24GB 시대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오포 원플러스 에이스2 프로에 탑재된 24GB D램은 SK하이닉스에서 제조한 LPDDR5X 제품이다. 단순히 용량만 큰 것이 아니라 성능 자체도 최고 수준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적인 성능에서는 아직도 갤럭시 S23 울트라에는 못미치고 있지만 그 차이가 매우 근소하다.
내년에 갤럭시S24가 본격 출시하고 중국에서 또 2025년 신제품이 출시해야 제대로 비교를 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최고 성능을 가진 폰이라고 말할 수 없을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