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최은영 '데자뷔'

 *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사진) 일가가 잇딴 기업부도에 이어 법원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와중에 대유플러스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하고 있어 눈살을 찌프리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7위 한진해운을 침몰시킨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와 닮은꼴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영우 회장의 부인 한유진 씨가 이달 14일 보유지분 중 28만5743주를 매각해 1억1887만원의 현금을 챙긴데 이어 장녀인 박은희씨도 14일부터 22일 사이 보유지분 중 128만6274주를 처분해 4억5251만원을 챙겼다.

이어 둘째딸 박은진씨도 지난 22일부터 27일 사이 나흘간 63만6273주를 처분해 1억9467만원을 확보했다.

이들보다 한 발 앞서 주식을 매각한 곳은 지주사 대유홀딩스. 대유홀딩스는 지난 9일 보유주식 중 67만주를 처분해 3억4917만원을 확보했다.

특히 대유홀딩스가 주식을 처분한 때는 대유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바로 다음날이다. 대유플러스는 이달 8일 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부도에 따른 거래정지이후 주가가 급락, 주가가 액면가(500원) 아래로 떨어져 보유 지분 처분에 따라 챙긴 금액은 크지 않은 편이다. 

법원은 지난 8일 대유플러스의 회생절차개시 신청서를 접수받고 곧바로 회생절차를 시작했다. 박상민(1966.2.14.생), 최성일(1953.10.19.생)을 채무자의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하고, 곧장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회생채권자 등의 자발적인 신고를 거쳐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대해 내달 7일부터 20일 사이 조사하기로 되어 있다. 

공동관리인 주관의 회생채권과 담보권 조사 일정에 앞서 대주주 일가가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하는 것이 모럴헤저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통상 주주 권한은 채권자에 뒤진다. 이를 뻔히 아는 대주주 일가가 보유주식을 처분, 장차 있게 될 피해를 회피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영우 회장 일가의 주식 처분을 보면, 한진가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나쁜 선례가 떠오른다"며 "추후 법원 판단에 따라 박 회장 일가의 이번 주식 처분 자체가 무효화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은영 유스홀딩스 회장은 조양호 고 한진그룹 회장의 셋째 며느리로, 조정호 메리츠그룹 회장의 형수이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작은어머니이다. 1962년생으로 롯데그룹 신격호 전 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의 맏딸이다. 신정숙 여사는 지난 2015년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 사태에서 고 신격호 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신청, 한정후견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 최은영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 회장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추가 사재를 출연할 수 없다며 눈물 호소로 선처를 구했다.
 * 최은영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 회장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추가 사재를 출연할 수 없다며 눈물 호소로 선처를 구했다.

최 회장은 2006년 남편 조수호 회장 사후 한진해운을 이끌었지만 회사를 결국 파산시켰고, 파산 직전 보유지분을 처분해 법원으로부터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미리 매각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피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올초 대한항공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한진가와의 결별을 선언해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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