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지 핵심 관련주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데뷔한다. 에코프로가 황제주 자리를 내어주는 등 2차전지 전반에 힘이 빠졌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가운데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이 운용하는 'KBSTAR 2차전지 TOP10 인버스 ETF'가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해당 ETF는 2차전지 관련주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수 추종한다. KB운용이 2차전지 관련주 투자자를 위해 같은날 상장시키는 정방향 'KBSTAR 2차전지 TOP10 ETF'와 한 쌍이다.
2차전지 관련 인버스 ETF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상장되는 것 역시 이것이 첫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2차전지주의 상승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하락에 베팅하는 이들을 위한 상품이다.
2차전지 인버스 ETF는 NH투자증권이 산출 발표하는 'iSelect 2차전지 TOP10지수'를 역방향으로 추종한다. 11일 현재 해당지수는 포스코홀딩스(비중 15.47%), 삼성SDI(15.12%), LG에너지솔루션(15.04%), 에코프로(14.39%), 에코프로비엠(11.62%), 포스코퓨처엠(10.58%), SK이노베이션(8.65%), 엘앤에프(4.29%), 코스모신소재(2.96%), SK아이이테크놀로지(1.87%)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45%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지만 변동성이 심한 에코프로 형제 비중이 26%를 차지하고 있고, 포스코퓨처엠도 11% 가까이 된다.
최근 들어 2차전지주들은 증시에 중심에서 다소간 멀어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개발과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앞두고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한 로봇주가 급부상하고, 루닛을 대장으로 하는 의료 AI주들이 화려한 수익률을 보이면서다.
에코프로는 11일 전일보다 4.02% 하락한 98만원으로 거래일 기준 31일만에 황제주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 7월26일 장중 기록했던 최고가 153만9000원에 비해선 36% 가까이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7월24일 장중 기록했던 최고가 69만4000원에 비해 41.28% 떨어진 상태다. 포스코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도 7월 고점에 비해 2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2차전지 투자 구루로 일컬어지는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가 여전히 2차전지 투자를 설파하는 가운데 어느 정도 조정을 거친 게 아니냐는 상승파와 그래도 여전히 가치에 비해 비싸다는 하락파 간 대립 속에 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결정될 전망이다.
해당 ETF의 원본은 100억원이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을 감안할 때 포함된 종목들의 시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결코 아니지만 자금 유입 추이에 따라 심리적 압박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