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ETF 급부상…반도체 조정 속 제약·바이오 자금 유입 확대
연령대 따라 투자 전략 뚜렷…변동성 장세엔 분할매수형 ETF 활용

|스마트투데이=강민주 기자| 예적금 금리가 매력을 잃어가면서 은행권의 핵심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이 활황을 이어가며 자금이 투자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지난달 27일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환율 역시 투자 패턴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3~8월을 제외하면 대부분 1,400원대에 머물렀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30분 기준 1455.7원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내린 1451.0원에 개장해 곧바로 고점을 높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원화 가치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방어적 성격의 달러·채권 등 대체 자산과 투자형 상품으로 자금 이동을 확대하고 있다.  

김지윤 하나은행 클럽원 도곡 PB센터 부장은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피크 이후 예·적금에서 투자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확실히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 달러, 금 등의 방어형 자산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채권형 펀드 같은 분산형 상품이 주요 인기 금융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펀드 유형별 자금 흐름은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최근 한 달간 총 4조 1301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저조한 채권 투자 수익률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5조 12억 원이 순유입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 2025 하반기 투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헬스케어? 

김지윤 도곡 PB센터 부장은 “AI·반도체는 여전히 인기 테마지만 최근에는 헬스케어 ETF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 각광받는 투자 테마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10~16일) 동안 KRX 헬스케어지수가 8.32% 상승할 때 KRX 반도체지수는 4.55% 하락해 업종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3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관련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상회했다. 지난 1~10월 동안 KRX 반도체 지수가 105.8% 상승하는 동안 KRX 헬스케어 지수 상승률이 22.4%에 불과했던 현황과 반대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가 중점을 두고 육성 중인 ‘K-바이오’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김 부장은 “직접 투자는 다소 부담이 큰 섹터로 분류되는 만큼 위험 분산이 가능한 헬스케어 관련 ETF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2주간 국내 종목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ETF 중 수익률 상위 3개 종목은 모두 제약·바이오 관련 상품이었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ETF수익률 1위는 ‘KoAct 바이오헬스케어 액티브’로 주간 수익률 17.95%를 기록했다. 이 ETF의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헬스케어 ETF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는 14.75%,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바이오코리아액티브’는 14.02%의 수익률을 올렸다. 

김 부장은 “과거에는 실물 자산인 부동산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 확산과 함께 헬스케어 종목을 포함한 ETF 중심 투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세대 교체와 시장 변화가 투자 트렌드를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령층 높을수록 안정적인 투자 선호…리스크 관리 위해 분할매수형 ETF 활용 

김 부장은 연령대 별 투자 성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0대 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 허용도가 높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미술품, 와인 등의 대체 투자에 적극적”이지만 “30~40대는 자산이 축적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안정성과 성장의 균형을 고려하며 부동산 및 전문 자산 운용 서비스 등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50대 이후부터는 은퇴 대비 관점에서 자산 보호와 현금 흐름 확보에 집중한다”며 “부동산 임대, 배당 ETF, 리츠, 인프라 펀드 등을 활용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중 다수가 시장 변동성, 환율 변동, 경기 둔화 우려 등 기본적인 리스크를 갖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부장은 요즘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하나은행이 제안하는 분할매수형 ETF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해당 ETF는 국내 상장 ETF에 투자해 자본차익 및 배당 수익을 추구할 수 있고, 목표수익률(6%~20%)과 분할매수 횟수 등을 고객이 사전에 설정하면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분할매수 되는 방식”이라며 “고객이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 매도가 실행돼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환매 신청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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