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 악화·정권 낙하산 논란 속 성과와 한계 공존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도로공사 진짜 말 안 듣데요, 청소하라니까 죽어도 안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직접 언급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논란으로 공기업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함진규 사장은 2023년 2월 윤석열 정부에 의해 도로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2026년 2월까지지만, 정권 교체와 함께 공기업 수장이 교체되는 경우가 잦아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함사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수도권대책본부장을 맡으며 선거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임명당시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함진규 사장의 경영지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한국도로공사의 매출액은 2022년 10조 7795억에서 2023년 10조 7280억 원, 2024년 11조 491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8541억 원에서 2023년 7888억 원, 2024년 7652억 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부채비율 역시 2023년 86.97%에서 2024년 말 90% 수준으로 올라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2022년 국토부 산하기관 중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함 사장 취임 이후 B등급으로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성과는 인정받고 있다. 함 사장은 드론 앰뷸런스, 자율교량 점검 시스템, 디지털 트윈 기반 교통관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며 고속도로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다. 고속도로 안전사고 예방과 교통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치적 배경으로 인한 한계는 여전하다. 내란죄 등으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 그리고 정권 정책에 동조한 인사라는 꼬리표는 쉽사리 떼기 어려워 보인다.
함 사장은 1998년 경기도의원 선거에 국민신당 후보로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두 차례 경기도의원을 지냈고,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서 경기 시흥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2020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원했고, 이듬해 도로공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경영 성과 부진과 정권 교체 국면을 고려할 때 함 사장의 임기 완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