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시대 유망주로 떠오르며 중국 주식 순매수·보관규모 1위 등극한 샤오미
하나자산, 소액·연금계좌에서도 편하게 투자 가능한 샤오미 ETF 출시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미국 주식이 투자자의 관심을 독식하는 시대에 '아웃라이어'가 등장했다. 바로 샤오미다.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상위 19위에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이 구글과 메타와 같은 미국 빅테크는 물론, 템퍼스AI(메디컬 AI)와 뉴스케일 파워(SMR) 등 가장 핫한 AI 수혜주보다도 샤오미를 더 많이 매수한 것이다. 홍콩과 중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으로 한정하면 순매수와 보관 금액 규모 모두 단연 1위다.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미국 증시로 쏠리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에 이례적으로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샤오미.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샤오미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AI+제조업, '피지컬 AI' 강자 샤오미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은 샤오미의 인기 비결로 이 기업이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주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AI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래 AI 트렌드로 강조한 개념으로,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차와 같이 AI와 현실 세계의 사물이 결합되어 작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김 본부장은 1일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AI나 제조업, 둘 중 하나를 잘하는 기업은 많지만 둘 다 잘하는 중국 기업은 샤오미"라고 강조했다. AI가 물리 공정을 제어하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피지컬 AI 핵심 주자로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샤오미의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전기차 공장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다양한 생활가전으로 쌓은 탄탄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지난해 4월 전기차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샤오미는 로봇과 AI를 활용해 자동화율을 차체 핵심 공정의 경우 100%, 공장 전체는 91%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샤오미는 이를 바탕으로 1년 만에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 '그림의 떡'은 옛말… ETF로 손쉽게 시작하는 샤오미 투자
AI와 제조업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샤오미이지만,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샤오미가 상장돼 있는 홍콩 증시는 종목마다 기본적으로 매수해야 하는 최소 단위가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기본 매수 단위는 200주로, 지난 6개월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한 번 투자할 때 최소 190만 원 이상 매수해야 한다.
하나자산운용은 이렇게 높은 진입장벽을 허물고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1Q 샤오미밸류체인액티브를 새로 선보였다. 국내 상장 ETF 중 최초로 샤오미 개별 종목에 방점을 두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체적으로는 샤오미에 25%, 샤오미의 성장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밸류체인 종목에 75% 비중으로 투자한다. 밸류체인 기업으로는 알리바바, 차이나모바일, 서니옵티컬 등 구매부터 생산, 물류, 서비스를 아우르는 20개 내외를 선정해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하나자산운용은 최적의 밸류체인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이 상품에 액티브 운용 전략을 적용했다. 김 본부장은 "샤오미 밸류체인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는다”며 “때문에 운용역의 리서치와 분석을 통한 종목 선별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블룸버그, 팩트셋 등 글로벌 리서치 기관은 물론, 중국 현지 증권사 리포트도 적극 활용해 핵심 수혜주를 발굴하는 액티브 운용의 강점을 살렸다"고 밝혔다.
◆ 늦깎이의 승부수…'차별화'로 판 흔드는 하나운용
하나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ETF 브랜드를 1Q로 변경하며 본격적으로 ETF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일찍이 KTOP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전까지 비교적 존재감이 옅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늦깎이 수험생’ 하나자산운용이 앞서 나가기 위해 택한 전략은 차별화다. 남들이 모두 만드는 상품이 아닌,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을 먼저 내놓겠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규모가 크고 오래된 ETF 중에서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품들이 있다”며 “새로 상장하는 1Q ETF들은 세상의 변화를 잘 반영하는 상품으로 꾸준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자산운용의 이러한 철학이 담긴 대표적인 상품이 지난 8월 상장된 1Q 메디컬AI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 템퍼스AI 등 미국 메디컬 AI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관련 ETF를 선보인 것이다. 이 상품은 순자산 335억 원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1Q 샤오미밸류체인액티브는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아직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자 수요를 반영하려는 하나자산운용의 꾸준한 노력의 두 번째 산물이다. 차기 행보에 대해 김 본부장은 "AI, 미중 관세 전쟁, 투자자 수요를 두루 고려해 새로운 ETF를 구상하고 있다”며 “‘1Q ETF는 다르구나, 더 고민하구나, 관심 가져볼 만하구나’ 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