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블룸버그통신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한국의 젠슨 황"이라 치켜 세웠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제조 업체로서 엔비디아의 최고 파트너인 것은 물론 대만 TSMC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AI 물결에 제대로 올라탔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뉴스레터를 통해 최 회장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빗대어 "한국의 젠슨"(South Korea's Jensen)이라고 소개했다.

통신은 AI 붐으로 엔비디아가 세계 최고 AI 기업으로 부상하고 젠슨 황은 세계적으로 '록스타'급 인물이 됐다면서 최 회장도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마찬가지로 극적으로 부상했다고 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삼성전자에 치여 왔으나 엔비디아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가 됐고, 최 회장도 이 시기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 회장의 자신감이 SK하이닉스의 격변의 역사를 반영한다면서, 최 회장은 2012년 빚에 허덕이던 하이닉스 인수라는 매우 위험한 베팅을 했다고 하이닉스 인수 당시를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IMF 외환위기 시절이던 정부 주도의 대기업 빅딜 정책에 따라 탄생했다.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하면서다. 하지만 이후 결코 순탄치 않은 여정을 겪어야 했다. 

D램 값 폭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2001년 8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 수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히 무산됐다. 특히 헐값 매각 논란 끝에 미국 마이크론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SK하이닉스는 수년 동안 애물단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K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뒤 SK하이닉스는 드디어 중심을 잡았다. 

통신은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연구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썼고, 특히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HBM을 우선순위로 보지 않고 해당 팀을 사실상 해체했을 때 HBM 개발을 지속키로 결정하면서 전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덕분에 AI 붐이 일었을 때 SK하이닉스는 그 흐름에 올라탈 준비가 되어 있었고, 주가가 지난해 초부터 100% 넘게 오르며 한국 증시에서 2인자가 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이같은 평가가 아니더라도 현재 대기업 총수 가운데 AI의 물결에 가장 성과를 내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 최 회장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인다. 

최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그룹 전체가 AI 시장 대확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 개최된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도 "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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