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AI 시류에 올라타지 못한다는 이유로 답답한 흐름을 보였던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을 타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5일 오후 2시47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4% 오른 8만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중 최고가이자 52주 신고가로 3년 여만의 가장 높은 주가이기도 하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2분기 실적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74조원에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52.2% 폭증했다. 직전 1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2.9% 늘고, 영업이익은 5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개 분기만에 10조원대로 복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73조82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이었다. 매출은 컨센서스보다 0.2% 많아 비슷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5.2% 웃돌았다. 

특히 SK하이닉스를 국내 증시 AI 대표주로 만든 엔비디아향 HBM 없이도 이같은 실적을 달성했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SK증권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6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봤다. 미래에셋증권은 DS에서 DS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6조원 이상 발생했다는게 중론이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SK증권은 D램 4조3000억원, 낸드 2조2000억원에 파운드리는 4000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메모리 7조3000억원에, 파운드리 6000억원 적자를 추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판가가 해당 분기 내 다시 한번 크게 오르며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실환입 규모를 확대시키는 이중 효과를 유발했다"며 "'레거시'의 저력을 보여준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3분기 이후도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김선우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등을 감안 하더라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능가한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 뿐 아니라, 향후 레거시 D램 시장 수급 개선에 따라 지속적으로 실적 눈높이를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인상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환입은 일회성 요인이지만 가격 인상의 원인은 수요 개선뿐만 아니라 가격 방어 의지가 반영된 출하 정책이 뒤받침된 것"이라며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의 공급 기조가 경쟁 심화보다는 업황 정상화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가 8월 품질 인증 통과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향 HBM3 납품건은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김병건 연구원은 "3분기부터 삼성전자와 업계의 HBM3E 납품도 본격화되며 (D램과 낸드) 등 전통 메모리의 전반적인 공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과 낸드 메모리는 호조세를 지속하고, 여기에 HBM까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향 HBM 공급에 나선다면 AI 바람을 타지 못한다는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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