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없이도 이뤄낸 성과다.
실적 기대를 한껏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눈은 막판 고군분투 중인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인증)으로 더욱 향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74조원에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52.2% 폭증했다. 직전 1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2.9% 늘고, 영업이익은 5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개 분기만에 10조원대로 복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73조82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이었다. 최근 실적 개선에 기대감으로 높아진 컨센서스였다.
실제 매출은 컨센서스보다 0.2% 많아 비슷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5.2% 웃돌았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6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SK증권도 DS에서 6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보고, 특히 D램 4조3000억원, 낸드 2조2000억원 등 메모리에서만 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추산했다. 파운드리 부문인 비메모리의 경우 4000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메모리를 가리키는 '레거시'의 저력을 보여준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김선우 연구원은 "메모리 판가가 해당 분기 내 다시 한번 크게 오르며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실환입 규모를 확대시키는 이중 효과를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D램의 출하량과 판가는 직전분기에 비해 각각 5%, 19%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며 또 "낸드 역시 출하량은 3% 줄었으나 판가는 20% 상승하면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고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등을 감안 하더라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능가한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 뿐 아니라, 향후 레거시 D램 시장 수급 개선에 따라 지속적으로 실적 눈높이를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HBM과 범용 메모리의 시너지, 업계의 공격적 출하 지양은 메모리 업계 전반의 업사이드 확대 요소"라며 실적 개선 지속을 예상했다.
3분기 이후 실적 개선폭은 엔비디아 내 HBM 납품 여부가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에 소홀하면서 SK하이닉스에게 HBM 우위를 내준 상황이다.
엔비디아 납품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퀄테스트 통과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회기 중에 반도체 수장이 교체되는 초유의 일도 발생했다.
최근 들어 퀄테스트 통과가 임박한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BM 공급 부족에 따라 엔비디아는 HBM의 추가 공급처를 확보하길 강력하게 원하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외에 대안이 없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8월을 목표로 엔비디아용 HBM3E(5세대 HBM)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아직까지 HBM의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품질인증은 완료하지 못한 상황으로, 3분기 내 '조건부'를 막론한 통과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만큼 애널리스트들의 전언은 퀄테스트 통과에 힘이 실려 있는 느낌을 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 HBM3가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퀄테스트 통과 뒤 실제 매출발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