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쇼핑앱의 한국 시장 공략 속에 이들 쇼핑몰의 상품을 배송하는 택배 회사 주가에 화색이 돌고 있다. 2년 넘게 내리막길만 걷던 주가가 드디어 방향을 바꿨다. 

30일 오후 2시37분 현재 CJ대한통운 주가는 어제보다 5.88% 오른 11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10.35% 껑충 뛴 이후 10거래일째 큰 폭의 하락세 없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중 최고치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2021년 7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던 주가 차트에 장대 양봉이 떴다. 

CJ대한통운 주가가 기지개를 펴자 한진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20일 8.63% 상승하더니 오늘은 11.19%의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똑같이 연중 최고치이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월봉 차트마저 CJ대한통운을 닮았다. 역시 2년 넘게 지하를 파던 주가가 방향을 바꿨다. 

초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쇼핑앱의 국내 쇼핑 점유율 상승이 최근 택배주 상승 배경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기준 온라인 직구 중국 비중은 50.3%에 달했다. 지난 2020년 21.2%에 불과했으나 3년새 두 배 넘게 점유율이 상승했다. 아마존 등 미국과 유럽 중심의 직구가 중심으로 옮겨갔다. 

선두에는 알리바바그룹 산하 온라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 Express)가 있다. 올해 알리 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설치한 소비자는 약 471만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3월 100만 배우 마동석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소비자를 끌어모은 결과 지난 10월 월간 사용자수(MAU)는 약 431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내 사용자가 늘면서 알리는 내년께 한국에 물류센터까지 설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알리에 이어 지난 7월 한국에 진출한 테무 역시 초기 반응이 폭발적이다. 테무는 10월까지 약 278만 명이 내려받으며 10월 MAU가 약 182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 택배회사들이 한국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알리, 한진은 테무의 메인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가 쿠팡의 자리를 위협할 수록 이들 택배회사들의 매출도 올라가게 된다. 쿠팡은 자체 배송망을 활용하고 있어 택배회사들에게 떨어질 것이 없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지난 24일자 보고서에서 "알리바바가 해외사업을 확대하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중국 해외직구액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며 "CJ대한통운이 전담하는 알리의 3분기 국내 물동량은 반년 만에 2.6배 급증했다"고 밝혀다. 

그는 "CJ대한통운의 택배사업에서 풀필먼트와 알리익스프레스 비중은 3분기 6%로 아직 낮다"며 그러나 "성장성 높은 고객들을 선점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올해 합산 물동량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며, 내년에도 50% 가량 늘어 전체 택배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풀필먼트와 알리 물동량 증가를 근거로 재차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2만5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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