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적자 지속에 부채비율 1년새 300%대로
DSCC, "디스플레이 시장 내년에도 공급과잉" 
정철동 사장, LG이노텍 CEO 시절 '급성장' 실현

LG디스플레이 정철동 신임 사장
LG디스플레이 정철동 신임 사장

정철동 신임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당장 자본의 300%가 넘는 부채를 해결해야 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은 내년에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내년에도 공급망 과잉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서다. 

업계 일부에서는 LG이노텍 CEO를 역임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꾸준히 갱신한 정 사장의 수완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LGD의 부채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점이 구광모 회장이 정 사장을 LGD의 새 수장으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180.98%에서 지난 3분기 322.24%까지 치솟았다. 6분기 연속 적자가 그 원인이다.

LGD는 지난해 2분기 48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 7593억원 ▲4분기 8757억원 ▲올 1분기 1조 984억원 ▲2분기 8815억원 ▲3분기 6621억원 등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년 연속 2조원대의 영업손실, 누적 적자 4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TV 수요 감소, 제조 원가 상승, 중국 LCD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 등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디스플레이 시장의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LGD의 내년 실적 역시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수요 면적 변화 추이(자료=DSCC)
디스플레이 수요 면적 변화 추이(자료=DSCC)

◆ "2024년에도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망 과잉 지속될 것"

지난 27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DSCC는 "2023년 디스플레이 업계의 어려운 공급 과잉 환경은 2024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수요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지만 OLED와 LCD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과잉 생산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DSCC가 내놓은 차트에 따르면 2022~2023년 모든 디스플레이 수요 면적이 2년 연속 감소했으며 2024년 다시 증가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2021년 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  

DSCC는 이와 함께 OLED가 LCD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LCD 수요 면적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4%, OLED 수요 면적은 연평균 18% 각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LGD 역시 OLED를 집중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다. 

TV 영역에서 LGD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LGD OLED 패널을 쓰고 있는 계열사인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약 55%를 차지하며 과반이 넘는다.

문제는 스마트폰이다. 자체 계열사 스마트폰을 더는 생산하지 않는 만큼 대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3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20%), 2위는 애플(16%)이다. 역학구조상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LG가 LGD 수장으로 LG이노텍 CEO였던 정철동 사장을 채택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정 사장은 '애플 전문가'로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LG이노텍, 애플향 대규모 매출 기록…"올 4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실제로 정 사장이 있는 동안 LG이노텍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로 대규모 매출을 기록했다.  

정 사장이 2019년 LG이노텍에 부임한 이후 회사는 2021년, 202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이 애플향 수주로 벌어들인 매출은 3조3502억원이었는데 전체 매출의 76% 수준이다.

이번 4분기에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아이폰 15 시리즈의 연내 생산량이 전작을 상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를 넘고 향후 실적 추정치도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 40여년간 LGD,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으며, B2B 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최고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LGD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OLED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가속화하며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LGD 신임 정철동 사장은 다음달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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