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작 부진에 신작 효과 부재에 신작 출시마저 연기
다올투자증권 "돌파구 마련 절실"

"요새 게임주 보는 사람이 있습니까?"

좀처럼 설레임을 주지 못하는 K-게임 산업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하는 애널리스트가 나왔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멀어진 탓이다. 

다올투자증권은 17일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하정 연구원은 "국내 상장 게임사 가운데 당사 커버리지 내 주요 8개사는 지난 2분기 최악의 분기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의 부진 외에도 4개 기업이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은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컴투스, 위메이드 등 8개사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계절성, 일회성 요인의 영향보다는 기존작의 부진과 신작 효과의 부재가 겹친 결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라며 "추가적으로 신작도 연기됨에 따라 밸류에이션 역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은 신기술 등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생성 AI가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점검해 보고 유보적인 판단을 내렸다. 

엔씨소프트 바르코 이미지
엔씨소프트 바르코 이미지

그는 "엔씨소프트가 16일 공개한 자체 개발 생성 AI ‘바르코(VARCO)’는 게임 캐릭터, 시나리오 등을 제작하며 게임 개발을 보조하는 기능이 핵심"이라며 "바르코는 유용한 업무 효율화 툴로 판단되지만 그 기능은 엔씨소프트 내부에 집중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유니티(Unity) 등 글로벌 게임 엔진이 생성 AI 개발 툴을 제공하고 있고 로블록스(Roblox)도 관련 툴을 소규모 개발자를 위해 제공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그는 "생성 AI는 기술 자체로는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지 않는 만큼 블록체인처럼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를 결정짓는 기술이 될 수 없다"며 "생성 AI 개발 툴은 인건비 효율화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거나 인력 규모가 유지돼도 신작 라인업이 늘어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하지만 "인건비는 일반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존재하며 특히 우리나라는 노동유연성이 낮은 편이므로 인건비를 중심으로 한 비용은 쉽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작 라인업 확장 역시 대규모 개발 팀을 소규모로 전환하는 조직 구조 개편이 수반돼야 하므로 추가된 신작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전략으로는 이익 개선 가능성이 뚜렷하지 못한 와중 신기술을 통한 변화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산업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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