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사진=픽사베이
 *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사진=픽사베이

산호초는 해양 생태계 보존과 유지를 위한 필수 해양 자원이다. 산호초는 미생물체의 삶의 터전이 되고 다양한 해양 생물의 먹이사슬의 고리를 만든다. 산호초의 서식지 파괴는 곧 해양 생물다양성의 균열로 이어진다. 그런 산호초가 최근 이상기온으로 비상이다.

지난 7월 하순 미 플로리다 주변의 해수 온도가 무려 섭씨 38도 넘어 치솟았다. 해수탕에서나 있을 수 있었던 기록적인 해수 온도는 플로리다 해안의 산호초를 태웠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호주 북동부의 명소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에도 불운이 겹쳤다. 오랜 기간 진행돼 온 산호초 백화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 것이다.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산호초가 맞았고 이는 해양 생태계의 위기로 이어지며, 나아가 지구의 위기로 연결된다. 

해양 열파로 인한 산호초의 파괴는 육상 및 해상에서의 인간의 영향을 동시에 최소화하면 상당 부분 막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조치가 없다면, 오염을 줄이고 및 남획을 규제하는 정도만으로는 증가하는 산호초 폐사 위협을 막기에 불충분하다고 경고하는 보고서가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네이처 온라인판에 요약 게재된 연구 보고서는 특히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시난 해수온도와 엘니뇨 영향에 대한 우려 속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연구팀은 하와이 섬 주변 200km 길이의 해안선에서 20년간의 암초 데이터를 수집 분석했다. 데이터는 지난 2015년의 해양 폭염, 바다로의 폐수 유입, 어획량 변화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됐으며, 이런 요인들이 산호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 및 분석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올해 폭염은 기록이 시작된 120년 만에 가장 강했으며,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섭씨 2.2도 상승했으고 최고치는 29.4도였다.

최근 1년 동안, 산호의 거의 20% 이상이 상실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의 경우 50%까지 줄어들었다. 반대로 산호초 지대의 18%는 영향을 받지 않았거나 심지어 산호초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모델링 방법을 사용해 어떤 요인이 산호초 변화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지를 분석했다. 폭염이 오기 전 12년 동안은 물고기가 많은 암초 부근, 특히 초식성 생물이 있는 암초와 오염 수준이 낮은 곳에서는 산호초가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와이 호놀룰루의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태평양제도 어업과학센터의 해양학자인 제이미슨 고브는 "초식성 생물은 암초에서 빠르게 자라는 조류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산호초 성장의 전조인 갑각류 산호조류의 정착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하수 처리 시스템고 도시 환경에서의 폐수 오염은 산호초의 건강을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산호에 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악성 박테리아 등이 생활하수나 도시 오염수에 포함되어 있으며, 화학 물질과 의약품 등 산호에 해로운 독소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산호초에 대한 인간 활동의 영향을 제거할 경우 산호초가 증식될 가능성은 향후 4년 동안 3~6배에 달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인간 활동에 의한 해양 환경 훼손을 막을 수 있는가이다. 공격적인 방어 실행이 없이는 기대하기 어려운 과제다. 탄소 제로를 외쳐온 지 십수년이지만, 지금까지 미미한 수준의 성과에 만족하고 있다. 이미 파리 협정이 제안한 섭씨 1.5도 제한은 사실상 공염불이 됐다. 초식성 생물의 존재나 해양 오염 방지를 앞세운 산호초 증식은 한계에 도달했다. 

연구팀원인 호주 제임스쿡 대학 해양생물학자 테리 휴즈는 이번 연구가 산호초 생태에 ▲남획 ▲오염 ▲기후 변화 등 세 가지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휴즈는 “수질을 정화하고 초식 동물 개체군을 복원하면 산호초 회복에 도움은 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산호초 백화현상이 계속 늘어나면 수질관리와 어종 복구율을 높여도 소용없다”고 강조한다. 공격적인 해양 오염 방지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휴즈는 2016년과 2017년에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연타한 백화 사건을 제시하면서 “기후 모델링에 따르면 대부분의 산호초는 평소와 같은 배출 시나리오 하에서 2050년까지 지속적인 백화 상황을 경험할 것이며 종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 방어에 실패해 해양 고온이 지속되면 모든 것은 튀겨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고브 역시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억제하지 않으면 기후 변화와 해양 열파가 해양에서 우리가 확인한 모든 영향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산호초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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