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최근 열렸고 곧 이어 후속 회의가 열릴 국제해저기구(ISA)의 자메이카 킹스턴 총회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해에서의 광물 채굴을 허용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ISA가 총회를 통해 결의하게 되면 희토류를 비롯한 광물의 해저 채굴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중국 등 일부 국가가 강하게 밀어붙였음에도 불구하고 ISA는 결정을 미뤘다. 20여 개 국가와 전 세계 해양과학자들이 일치 단결해 막은 탓이다. 이변이 없는 한 해저 채굴에 관한 논의는 2025년 이후로 미루어질 것이며, 영원히 금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학술 연구를 전문으로 알리는 네이처가 반대 여론의 선봉에 서 있다. 온라인판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중계했다. 몇 가지는 강한 설득력을 발휘했다. 

해저 채굴 지지자들은 희토류 금속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처지는 그러나 다양한 연구에서 “심해 채굴의 잠재적인 생태학적 악영향이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먼저 심해 생태계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채굴에 의해 생태계가 어떻게 바뀔지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몇몇 새로운 연구들은 대규모 채굴이 야기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최근 실린 연구는 코발트가 풍부한 해저를 채굴하는데 따른 환경적 영향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다. 해저 산맥의 측면에 형성된 바위처럼 단단한 코발트 층은 ISA에 제안된 세 개의 채굴 대상 심해 자원 중 하나다. 이번 연구는 북서 태평양의 한 해저 산맥에서 코발트가 풍부한 지각의 약 120m 길이의 띠를 발굴한 결과다.

과학자들은 원격으로 작동한 비디오 영상을 검토했다. 그 결과 코발트 채굴 다음 해에 물고기와 새우 등 해저 동물의 밀도가 채굴된 지역에서 43% 감소했고, 인접한 지역에서는 무려 56%나 줄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속했던 일본 쓰쿠바에 소재한 국립산업과학기술원의 생태학자 트래비스 워시번은 “이 정도의 소량 채굴로 이렇게 큰 생태학적 영향이 일어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채굴에 따른 해저 오염이 동물의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이로 인해 물고기와 새우 등이 서식처를 옮긴 것으로 해석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근처의 참치도 해저 광물 채굴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NPJ Ocean Sustainability’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많은 물고기를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의 동태평양에 있는 450만 평방km 지역인 CCZ(Clarion-Clipperton Zone)으로 몰고 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는 금세기 중반까지 이 지역의 총 바이오매스가 약 31%, 황다랑어가 23%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심해 채굴이 바다의 상층에 있는 동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 그러나 해양생물학자이자 산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디바 아몬 교수는 심해 채굴이 참치와 태평양 가죽등거북 등 여러 생물체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굴로 인한 침전물은 해양을 오염시키고 물고기의 아가미와 먹이 공급 장치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채굴 작업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참치의 먹이와 번식 행동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해저의 오염은 탄소 격리 등 해양 기능을 방해하기도 한다. 

미국 메인주 해양과학연구소 베쓰 오커트 부사장도 네이처지 기고를 통해 심해 광물 채굴을 강력 반대했다. 해저산맥의 심해 문어 서식처를 탐사한 결과를 공유하면서다. 문어가 태어나고 작은 분홍색 촉수가 살아나는 것을 목격한 그녀는 “해저 채굴은 이런 서식지를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거트는 “생물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심해 채굴을 강행한다면 해저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거나 피해를 모니터링하거나, 또는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물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해저에서 형성된 결절이기 때문에 이를 채취하게 되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다. 

오거트에 따르면 심해 산호는 서식지의 핵심 종으로 다른 형태의 생명체에 중요한 구조를 제공한다. 과학자들은 이 산호가 어떻게 번식하는지 알지 못한다. 산란에 대한 기록도 없다. 관찰한 적이 없는 기준선을 복원할 방법은 없다. 증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려면 각 서식지에 대해 최소 10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심해 발굴은 무기한으로 금지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숲은 다시 식재될 수 있지만 심해 서식지가 광범위한 피해를 입으면, 인간의 시간 척도로 복구될 수 있다는 현재까지의 증거는 없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심해 생태계와 해저 생태 서비스의 자연적 복원은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