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2022년 FIFA 월드컵은 카타르가 대내외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과 같이 ‘탄소 중립적’인 것일까.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 개최국이 되면서 탄소 배출권 매입을 통해 피할 수 없는 모든 탄소배출까지 상쇄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소제로 월드컵을 주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후감시 단체는 FIFA와 카타르 정부를 포함한 대회 주최측이 탄소 배출 핵심 영역인 경기장 건설에서 탄소 배출량을 과소 계산함으로써 모두를 속였다고 주장한다.
신재생에너지 등 순환경제, 기후변화, 다양한 분야의 평등과 문화 등을 다루는 비영리기관 그리스트(Grist)는 자체 운영하는 홈페이지 뉴스(그리스트닷컴)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의 탄소 배출 현황을 설명하고, 주최측이 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카타르는 7개의 새로운 경기장, 30개의 연습 시설, 수천 개의 호텔 객실을 새로 건설하고 도하 국제공항을 확장하는 등 10년 동안 월드컵 건설 붐을 일으켰다.
카본 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 그룹의 연구원들은 카타르의 ‘탄소 중립’ 목표는 실패했다면서 월드컵과 관련된 모든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포괄적으로 산정해 발표했다. 분석팀의 일원인 질 듀퓨아뉴는 "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부문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라며, 경기장의 건설 과정 및 배치는 물론 월드컵 후 경기장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카타르는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악화되는 폭염과 물 부족에 직면해 있다. FIFA는 올해 월드컵과 관련된 활동이 약 46만 가구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에 해당하는 36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FIF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 탄소 배출의 가장 큰 원인은 항공 여행과 숙박이다. 전 세계에서 120만 명 이상의 팬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장 건설은 탄소 추정치의 약 18%를 차지한다. 보고서에서 대회 주최측은 임시 좌석과 영구 좌석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경기장 배출량을 계산했다. 대회를 위해 지어진 7개의 새로운 경기장 중 하나를 완전히 해체하고 나머지는 수용 인원을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
카본 마켓워치의 조사 결과 6개의 경기장의 총 탄소 발생은 대회 주최측이 산정한 탄소 발생량의 최소 8배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장의 위치도 문제였다. 8개의 경기장은 모두 도하 도심에서 50km 이내에 있다. 고밀도 경기장은 경기장 사이를 이동하는 팬과 관련된 탄소배출은 줄이겠지만, 시설 자체는 도시의 240만 시민에게 장기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경기장을 커뮤니티 허브, 호텔 및 교육 센터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카본 마켓워치는 이 계획의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새로운 4만 석 규모의 메인 경기장은 현지 축구팀의 홈구장이 될 예정이다. 월드컵이 끝나면 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2만 명으로 줄어들겠지만, 팀이 새로운 경기장에 사람을 채우고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들이 이전에 사용했던 1만 2000석 규모의 경기장은 어떻게 처리할지 불확실하다. 자재의 운송 및 재건 중에 발생하는 배출량도 FIFA 및 카타르의 탄소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FIFA와 카타르는 탄소 배출권 및 나무 심기와 같은 기타 조치를 통해 불가피한 배출량을 상쇄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본 마켓워치는 “주최측이 월드컵의 장기적인 탄소 발생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설명을 할 때까지 올해 월드컵을 탄소 중립적이라고 마케팅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동시에 FIFA에 직접 및 간접 배출량을 포함하는 새로운 탄소 계산을 수행하도록 요구했다.
FIFA는 카본 마켓워치의 분석 보고서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회가 종류된 후 업데이트된 탄소 배출량 보고서는 별도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