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의 영향이 금세기 말까지 억제되지 않을 경우, 세계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기온이 극심하게 올라 야외 생활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지구와 환경의 연구 및 리뷰를 게재하는 네이처 리서치의 오픈 저널 커뮤니케이션 지구&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된 이 연구는 2100년까지 적도 근처의 일부 국가에서 섭씨 51도를 초과하는 날이 1년에 15일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소식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비영리단체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섭씨 51도 이상에 도달하면 열사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야외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은 '극도의 위험' 상태가 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대학과 하버드 대학의 연구원들로 이루어진 팀은 극한의 더위가 향후 수십 년 동안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온실가스를 극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아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갈 경우, 매년 90일 이상을 야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팀 리더인 하버드대 대기과학자 루카스 바르가스 제페텔로는 “이번 연구는 21세기 남은 기간 동안 인구통계학 및 경제성장 추세에 기반해 지구 평균기온의 변화에 대한 통계적 추정치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또한 기후 변화 관리에 소홀할 경우 열대지방과 아열대에 있는 국가들이 2050년까지 무려 180일의 위험한 기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지역들은 2100년까지 1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위험한 기온 상태에 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대 및 아열대 국가들은 1979년부터 1998년까지 매년 약 55일 동안 위험한 수준의 고온을 경험했다.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는 최근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은 최근 2053년까지 미국 국토의 4분의 1에 달하는 위스콘신에서 텍사스까지 뻗어 있는 주들이 극도로 위험한 ‘극한 열 벨트’가 될 것이라는 기후 예측 모델을 발표했다.
극심한 열의 영향은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열경련, 열사병, 탈진, 피로, 메스꺼움, 두통, 과도한 근육통, 혼란, 허약, 심장박동 둔화, 어지럼증, 실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기증, 호흡 곤란, 구토, 섬망, 의식 상실 및 경련도 수반한다. 이 상황에서 적당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몇 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
연구팀의 한 명인 워싱턴 대학의 대기 과학자 데이비드 바티스티는 온도 변화를 예측하는 모델들이 서로 다를 수는 있지만 온난화의 패턴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가장 급격한 기온 상승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아마존 열대 우림, 호주 북부,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 등지에서 주로 일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고온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는 미국 등지에서도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남동부의 경우, 20세기 말에 연간 2, 3일의 위험한 고온을 경험했지만 금세기 중반 경에는 그런 날이 20~30일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습도까지 높을 경우 더 위험해질 수 있다. 미국 남동부 지역이 해당된다.
제페텔로는 최근 유럽과 미국의 도시들의 기록적인 기온에 주목했다. 이는 금세기 후반의 극한 고온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100년을 가정하면 지금이 가장 추운 해로 기억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