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도시들은 많은 심각한 문제들을 경험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미국 남부 선벨트의 겨울 한파와 눈보라, 허리케인과 폭풍, 그리고 중국을 휩쓴 홍수 등은 물론이고 코로나19에 따른 도심 공동화, 경기 회복기의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등 인재로 인한 재난도 잇따랐다. 실업률은 높은데 대중교통 일자리 등 사람을 구하는 회사가 널려 있다. 범죄율은 날로 증가한다.

스마트시티가 당면한 올해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 될까. CES 2022 행사 기간 중 나타난 CNBC, 포브스 등 글로벌 미디어와 시티투데이 등 도시 전문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2022년의 스마트시티 이슈는 ▲탄소 저감과 환경 정화를 위한 전기 및 수소경제 전환 ▲두 바퀴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모빌리티를 포함한 모빌리티 혁신 ▲대중교통 등 인프라 확충과 개선 ▲주민의 안전 ▲신기술의 지속적인 적용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가장 시급한 현안임은 전문가 집단 모두가 동의하는 사항이다. 지난해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결의한 약속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자연재해로 인한 인적 물질적 피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독일은 100년 만에 맞이한 폭우로 대홍수를 겪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양쯔강 중상류의 싼샤댐(삼협댐) 붕괴 우려까지 낳았던 중국 남부에서의 호우와 홍수도 2년 째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아이다와 같은 초거대 폭풍이 몰려 왔고 플로리다에서는 지반 침식으로 고층 빌딩이 무너졌다. 서부는 섭씨 45도를 웃도는 폭염과 가뭄, 산불을 겪었다. 콜로라도는 12월 말 비정상적인 화재가 발생했다.

극단적인 날씨와 기후 변화는 도시들로서는 점점 넘기기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10억 달러 이상의 금전적 피해를 초래한 기후 재해가 20건이나 발생했다.

기후 복원을 위한 유럽연합 및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기후 복원력 비용으로 470억 달러를 배정했으며 유럽연합도 탄소 제로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 지출을 늘렸다.

자연 기반 녹색 솔루션도 관심이다. 탄소를 흡수하고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식재와 정원 확장, 도시공원 건설, 물 재활용, 빗물 정원, 녹색 지붕 등이 그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도시들이 인프라 지출의 대부분을 이와 유사한 녹색 해결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속화시킨 측면이 있지만 마이크로모빌리티는 스마트시티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도시 대중교통 시스템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산업이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시내가 폐쇄되고 주민들은 가정에 거의 반 강제로 억류됐다. 이 때문에 일부 마이크로모빌리티 업체가 폐업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마이크로모빌리티 산업은 생존을 넘어 강한 발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동 환경의 영구적인 수단으로 스스로를 굳히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마이크로모빌리티가 가장 적당하다.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 전동 킥보드 공유서비스가 급증했다. 많은 도시들이 안전을 개선하고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며 보도 혼잡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마이크로모빌리티인 전동 킥보드 (사진=게티이미지)
마이크로모빌리티인 전동 킥보드 (사진=게티이미지)

마이크로모빌리티 회사들은 짧은 자동차 여행을 대체하고 도시를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중요한 도구라고 자신들을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객들이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짧은 거리를 이동해 쇼핑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환승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마트시티 정부는 자전거 전용도로 확장, 주차구역 추가, 마이크로모빌리티 친화적 법제를 만들고 있다. 대중교통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시 정부의 지원은 교통 생태계에서 마이크로모빌리티의 역할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전기 및 수소차로의 젼환은 올해부터가 전성기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2030년까지 전기차와 배터리 개발에 5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5년가지는 수백 개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선보인다. 산업 분석가들은 전기차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거리마다 보이는 주유소 만큼이나 많은 충전소가 생겨날 것이다.

상업용 운송차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존, 월마트, 페덱스 등 홈쇼핑 및 배송업체들이 모두 배달용 밴을 전기차로 주문하고 있다. 허츠나 에이비스 등 렌터카 회사들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주요국 대중교통 기관들은 더 많은 전기 버스를 배치하기 시작했으며, 배터리로 움직이는 기차도 등장했다.

건물의 전기화도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국가들이 건축 법규를 개정하거나 제정해 천연가스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를 금지하고 전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빌딩의 전기화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서부 해안지역 도시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빌딩 건축에서의 화석연료 금지 법제화는 뉴욕시와 뉴욕주로 확산됐다. 브루클린에 본사를 둔 기후 기술 회사 블록파워는 뉴욕 이타카와 함께 도시 전체의 전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기후 혁신 기금과 베조스 어스펀드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치안을 유지하는 것도 스마트시티 정부의 주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미국의 경우 필라델피아에서 애리조나주 투손까지 이어지는 40개 도시 중 3분의 2 이상의 도시에서 지난해 살인사건 발생률이 전년 대비 높아졌고, 이들 중 일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거의 최고치에 육박했다고 한다.

올해도 스마트시티 건설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서비스를 위한 신기술의 접목은 예년과 다름없이 연중 이슈로 등장한다. 지난해 크게 주목받았던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AI), 가상현실/증강현실/복합현실(VR/AR/XR),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 드론을 비롯한 항공기술 및 이를 활용한 에어택시, 메타버스 등은 끊김 없는 화제를 몰고 올 것이 틀림없다.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완성 단계다.

특히 메타버스는 스마트시티를 기술적으로 진보시키고 확장시킨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대안으로도 가능하다. 사람들의 일상 생활이 사이버 공간에서 모두 가능하다면 또 다른 인류의 혁명이 일어난다. 사이버 인류의 탄생이다.

스마트시티는 물질적인 환경으로서의 도시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 도시를 디지털 트윈으로 복제한 사이버 도시와 인간을 복제한 디지털 인류를 수용하는 메타버스가 총체적으로 결합하는 공간이 된다. 스마트시티가 일으키는 변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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