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시티는 지난해 큰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가 초래한 변혁이었다. 자동차 대신 e스쿠터와 자전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확충됐고 공유경제 모델이 유행처럼 번졌다. 원격 근무의 물결을 타고 매트로폴리탄 인근의 소두시나 시골 지역이 신 거주지로 각광받았다. 미국의 지역사회는 원격 근무자를 위한 대단위 거주단지 건설 붐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해 탄소중립을 지키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전기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로 가동되는 차를 비롯해 수소경제 구축도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의 스마트시티 트렌드도 지난해의 추세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마트시티들은 자전거와 전기 자동차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고, 무료 대중교통을 운영하며, 정보격차 해소에 주력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더 지속 가능하고 살기 좋은 스마트시티가 될 준비를 갖출 것이다. 도시들은 나아가 사이버 보안, 인프라, 기후 복원력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니퍼 리서치 등 조사기관의 전망, 프보스 등 언론의 보도 등을 종합해 2022 스마트시티의 트렌드를 전망하면 올해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과 그린 테크놀로지, 개인 및 사회의 사이버 보안, 지속가능성 등이 중심 화두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성에서 중요한 초점은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다. 좁게는 디지털 격차 해소 및 빈부 격차 완화, 인종 차별 철폐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론 환경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어떠한 이슈도 지속가능성이라는 명제를 피해 가지는 못한다.
디지털 격차는 소외지역을 포함한 전국적인 5G와 초고속통신망 구축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미국이 인프라 법안을 비롯,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 5G와 초고속통신 인프라를 완성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유도한 온라인 쇼핑과 원격 교육 및 원격 근무,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부문의 균형 발전을 약속한다.
2022년은 또 탄소중립을 향한 큰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합의했듯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 또는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석탄 발전을 줄이자는 서명에 주요 공급국인 미국과 호주,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는 빠졌지만 선언 자체는 큰 의미를 갖는다. 산림 개발을 중지하고 토지를 원 상태로 복구하기로 결의한 것 역시 기후 대응 측면에서는 획기적인 결의다.
올해는 COP26 회의에서 이끌어 낸 여러 합의와 선언이 실질적인 정책과 행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 점에서 2022년은 기후 대응과 탄소중립에서 큰 진전을 이룰 것이고 스마트시티가 이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만들고 있는 스마트시티 네옴은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완전 전기화를 꿈꾼다. 탄소 제로를 달성한 상태에서 시의 운영이 시작된다. 뉴욕 시는 얼마 전 7층 이하의 신축 빌딩은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로지 전기로만 운영된다. 대다수 스마트시티들이 탄소제로 정책으로 가속한다. 달성 목표 시한도 수년 전 2040년이었다가 요즘은 대부분 2030년으로 앞당겼다.
탄소 제로를 위한 순환경제의 발전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구에 매장된 자원 채굴을 줄이기 위해 각종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비율을 대폭 끌어올린다. 재활용 비율이 높을수록 채굴은 줄어든다. 이상에 가깝지만 거의 대부분의 폐기물을 재활용하게 되면 완전한 순환경제가 이루어진다. 적어도 2022년은 재활용률을 대폭 높이는 기술개발과 산업 적용이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차를 예로 들어 보면, 물을 전기분해해 녹색수소를 얻고 이를 연료전지로 만들어 수소차를 구동하면 부산물로 물이 만들어져 배출된다. 그 물이 다시 전기분해에 사용된다. 수소차 운송 부문에서의 완전한 순환경제다.
사이버 보안도 스마트시티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온라인 뱅킹과 쇼핑 등 생활과 비즈니스가 사이버 상에서 일상화됐다. 이는 반대로 사이버 범죄의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면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와 연계된 랜섬웨어 공격이 급증했다. 강력한 사이버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압력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카세야 등에 대한 사이버 해킹 공격은 랜섬웨어가 얼마나 파괴적인 것인가를 일깨워 주었다. 해커들은 2022년에도 랜섬웨어 공격을 이어갈 것이다. 암호화폐와 연계된 사이버 공격은 특히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스마트시티 구축에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IoT(사물인터넷), 스마트 가로등 등 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술 적용도 일반화된다. 대도시 또는 중소도시, 지역사회에서 지자체와 민간, 시민들이 함께하는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티는 결국 데이터와 기술을 적절하게 접목하고 통합해 지자체를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허브로 변화시키는 주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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