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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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 의회가 지난주 파격적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신축되는 모든 건물은 천연가스 공급을 금지한다는 법안이다. 앞으로 건설업자들은 빌딩을 건축할 때 가스연료 스토브나 보일러, 온수난방 시스템 설치를 제한받는다. 이 소식은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유력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법은 2023년 발효되며 7층 이하의 건물에 적용된다.

이 천연가스 금지법은 건물 내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빌딩 내 에너지를 모두 전기로 전환한다. 뉴욕시의 경우 탄소 배출량의 약 70%가 건물로부터 발생한다.

뉴욕시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도를 내비치자, 기존의 천연가스 공급 업체들이 맞대응에 나섰다. 뉴욕 지역의 공익시설인 내셔널그리드가 기존의 천연가스 기반시설을 녹색수소를 이용해 더 깨끗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내셔널그리드와 롱아일랜드의 서부 마을 헴스테드는 약 800가구의 가정용 난방과 시영 차량 연료 공급을 위해 탄소 제로 녹색수소를 천연가스에 혼합해 공급하는 프로그램 ‘하이그리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루돌프 윈터 내셔널그리드 뉴욕 사장은 "수소가 에너지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전면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수소와 천연가스 혼합연료 시스템으로 기존의 천연가스 네트워크를 탄소 발생을 제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음을 증명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녹색수소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현재 상업용 수소는 대부분 탄소 집약적인 화석연료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윈터 사장은 "헴스테드의 기존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장비로 녹색수소를 생산한다. 이 수소를 올해 5% 천연가스에 혼합할 것이며 향후 3년 동안 비율을 늘려 최종적으로는 혼합비율을 2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 농도가 높아지면 수소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과 기기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추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천연가스와 수소 혼합물은 용해로, 스토브 및 의류 건조기와 같은 가전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뉴욕주에서는 미국 가정의 약 60%가 가스 난방에 의존하고 있다.

하이그리드 프로젝트는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내셔널그리드는 하이그리드 프로젝트를 뉴욕,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탈탄소화 연구를 위해 스토니브룩 대학교, 뉴욕주 에너지 연구개발 당국과 협력한다.

헴스테드에서의 시범 사업은 미국 최초로 시도되는 프로젝트다. 내셔널그리드 영국은 스코틀랜드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호주의 한 가스 회사는 지난 5월 5%의 녹색수소 혼합 천연가스로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에서도 수소 혼합 시범사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녹색수소와 천연가스 혼합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탄소를 제거하는 데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내셔널그리드의 바람과는 달리 뉴욕 주정부는 천연가스 기반시설의 폐기를 위한 기후 행동 계획 초안을 작성 중이다. 궁극적으로 천연가스 시설은 폐기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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