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기관인 램볼(Ramboll)이 보행,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에 따른 안전 문제가 여성들의 도시 여행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3월 런던에서 여성 사라 에버라드의 실종과 죽음이 공공장소에서의 여성 안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발표됐다. BBC 등 당시의 보도에 따르면 에버라드는 집으로 걸어오다가 실종됐다. 그녀의 시신이 발견된 뒤 워크세이프와 홀리가드 등 여성 안전 앱 다운로드가 급증했다. 범인에 대한 재판은 가을로 예정돼 있다.
보고서는 램볼 재단 및 운송기관인 헬싱키 지역운송, 스웨덴 산업부 교통국, 독일 베를린의 VBB가 공동으로 연구해 작성했으며 그 내용은 시티투데이에 요약본으로 실렸다. ‘성별 모빌리티’ 보고서는 도시와 교통기획자들에게 여성을 피해자로 바라보지 않고 모든 프로젝트에 디자인 접근 방식에 따라 안전을 채택하고 젠더의 시각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것이 모든 시민들이 더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열쇠라고 주장한다.
이 분석은 헬싱키, 오슬로, 코펜하겐, 스톡홀름, 베를린, 뉴델리, 싱가포르 등 7개 도시에 걸쳐 3525명의 인구와 포커스 그룹을 대상으로, 지역 및 국가의 성별 구분 교통 행동 데이터를 통합 조사한 것이다.
보고서는 교통수단이 성별로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부지불식간에 여성이 무의식적으로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코로나19를 대중교통과 더 많이 연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모빌리티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면 불평등이 커질 실제적인 위험을 야기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여성들은 또한 개인의 안전과 괴롭힘, 폭행에 대한 두려움을 대중교통과 관련된 걱정거리로 지적하고 있다.
여성의 64%는 역까지의 거리나 집에서의 정차 거리가 대중교통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남성은 57%의 비율이었다. 또 여성의 3분의 1은 역에서 안전함을 느끼는지의 여부에 큰 영향을 받았고 대중교통을 탑승한 상황에서의 안전에 대해서도 35%가 영향받았다. 반면 남성은 각각 28%, 29%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들은 또한 버스 정류장과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표현했다. 그들은 공공 공간, 정류장, 역 및 플랫폼에 직원이 상주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안전감을 느끼는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보행량 면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의 모든 지역에서 여성들은 밤에 걸을 때 두려움을 느꼈다. 그 대응으로 특정한 지역을 멀리하거나 너무 늦게까지 밖에 머물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는 잘 뛸 수 있는 신발을 착용하거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손가락 사이에 열쇠를 끼고 다닌다는 응답도 있었다.
사이클링에서도 안전을 과제로 꼽는 여성이 남성보다 26%나 많았다. 국제 연구, 국내 전문가, 특정 그룹의 여성들에게 사이클링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교통수단이라는 의식이 확인됐다. 코펜하겐을 제외한 모든 도시에서 안전한 사이클링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장벽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도시와 교통 계획자들이 여성의 안전과 보안을 고려하는 것을 프로젝트의 필수로 간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요구를 포용할 수 없다면, 성소수자나 인종차별 등 더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