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대왕고래 수천억 세금 낭비에도 성과급 잔치…김동섭 사장 거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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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12월 시추 지점에 정박해 정확한 시추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웨스트카펠라호의 모습. (한국석유공사) 2024.12.20/뉴스1
사진은 지난해 12월 시추 지점에 정박해 정확한 시추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웨스트카펠라호의 모습. (한국석유공사) 2024.12.20/뉴스1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동해 심해 유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경제성이 없다는 최종 결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석유공사 담당 부서와 팀이 최고 등급 평가를 받고 성과급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석유공사 ‘2024년도 조직 성과 평가 결과 보고’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맡았던 동해탐사팀은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평가 대상 104개 팀 가운데 단 8개 팀만이 해당 등급을 받았다.

동해탐사팀은 내부 계량평가에서 만점을 기록했고, 비계량 평가 중 ‘경영 개선 기여도’ 부문에서도 만점(15점)에 가까운 14.4점을 받았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달 21일 해당 문서를 직접 결재했다.

동해탐사팀이 속한 E&P·에너지사업본부 국내사업개발처 역시 부서 평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A등급을 받았다. 특히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A씨는 300%가 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수천억 투입, 책임자 보상 논란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미국 액트지오와 용역 계약을 맺었으나, 당시 해당 회사가 법인세 미납으로 텍사스주에서 법인 행위능력이 일부 제한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해 관리 부실 지적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가 확정된 사업을 주도한 팀과 책임자가 최고 등급 평가와 막대한 성과급을 받으면서 국민 세금이 수천억 원 낭비된 데다 책임자들이 보너스를 챙겼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한규 의원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사업을 두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섭 사장 임기 종료 수순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출처=한국석유공사)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출처=한국석유공사)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내란죄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직접 발표하면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김동섭 사장의 임기도 1년 연장됐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무산된 만큼 김 사장의 임기 역시 사실상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임명됐으며, 지난해 9월 1년 연임이 결정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공기업 사장은 후임자가 임명되기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아직 후임 인선 절차가 시작되지 않아 연내 교체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연임의 근거’였던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실패로 귀결되면서 김 사장의 향후 거취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회와 정치권이 이번 성과급 논란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을 경우, 사퇴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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