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키워드 선점’ 이어 9월엔 ‘사업 구체화’…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 의도
정치권도 법제화 ‘속도’…은행·카드·빅테크 선점 경쟁 치열

CI=IBK기업은행
CI=IBK기업은행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IBK기업은행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 전략이 더욱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0개의 상표를 출원한 데 이어, 9월에도 10종의 추가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상표 10건을 출원했다. 출원된 상표는 △IBKS Pay △IBKS TOKEN △IBKS 토큰 △STABLE IBKS △IBKS WON △IBKS KRW △ITOKEN △IBKS STB △IBKS STO △IBKS STABLE 등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미 지난 6월 △IBKONE △IBKWON △WONIBK △KRWIBK △STIBK △ONEIBK △IBKST △IBKRW △IBKKRW △KRWI 등 총 10종을 출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6월과 달리 9월에 출원한 상표명이 훨씬 구체적으로 브랜드화됐다는 것이다. 6월 상표는 IBK기업은행의 영문명인 IBK와 원화(WON, KRW) 같은 핵심 키워드를 조합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9월 상표에는 'Pay(결제)', 'TOKEN(토큰)', 'STABLE(스테이블)'과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키워드 선점을 넘어 사업 방향까지 어느 정도 구체화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상표는 원화 가치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체 결제 시스템까지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다. 기존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심해 화폐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 ‘실제 화폐’처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은행 중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가장 먼저 출원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이후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뿐 아니라 카드사도 상표권 출원에 합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네이버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손을 잡는 등 금융권과 빅테크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의식한듯,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관련 법제화가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공식 출범했다. 이정문 의원은 “2025년 정기국회와 연말 국회를 통해 디지털 자산 관련 법률 제정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라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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