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한미 정상회담이 무탈하게 끝났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SNS에 깜짝 놀라 잠자는 것을 포기했으나 막상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간밤 미국 증시가 9월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회의감이 일면서 하락했으나 그보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내용을 기반으로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2시간 30분 가량 앞둔 우리 시간 오후 10시20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 트루스소셜에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글 하나를 게재했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

이글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빛의 속도로 전파됐고, 투자자들은 경악했다.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라니.

우리 대통령실의 반응은 우리 정부의 대응력에 의문을 갖게 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에 대해 대통령실도 인지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국내에서도 페이크뉴스(가짜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공식 계정인지 확인을 해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상황을) 확인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요한 정책이나 협상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트루스소셜 계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SNS 계정도 있다. '공식 계정'을 언급하는 대변인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당황했다는 것으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돌출 행동을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우리 나라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친중 성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을 판단되는 상황에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전 행정명령 서명 자리에서도 “지난 며칠간 한국 정부가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우리 군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고 지적, 불안을 한껏 고조시켰다. 

내란특검이 한국 공군과 주한미군이 같이 이용하는 경기 평택 오산기지를 압수수색하고, 해병특검이 기독교계 원로 목사인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자택과 교회 등을 압수수색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됐다.

막상 정상회담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그제서야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브라질과 인도가 미국과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은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김정은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 거기에서 저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라며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사적 평화의 메이커로 역할을 꼭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의 평화를 지키는 기간에 미국의 역할을 넘어서서 새롭게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메이커의 역할이 정말 눈에 띄는 것 같다"며 "유럽·아시아·아프리카·중동 여러 곳에서의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세계 지도자 중에, 전 세계에의 평화 문제에 대통령처럼 관심을 갖고 실제로 성과낸 경우는 처음으로 보인다"며 "한반도 평화의 새길을 꼭 열어달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대통령 덕분에 북한과 한반도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었다. 대통령이 미국 정치에서 약간 물러서 있는 사이 북한 미사일도 많이 개발됐고, 핵폭탄도 많이 늘었고, 진척된 게 없이 한반도 상황이 많이 나빠졌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저의 관여로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 문제를 풀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다"라며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 그(김정은)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많은 한국의 지도자를 경험했다. 지금의 대통령의 접근법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김정은과 저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고, 아직도 그러하다.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굉장히 친근한 관계가 됐고, 존중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지도자와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든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성장·발전해왔고 앞으로도 한미동맹을 군사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 또 다른 과학기술 분야까지 확장해 미래형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정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꿈인데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고, 그게 다우존스 지수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라며 "조선 분야 뿐만 아니라 제조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간 새벽 전해진 비공개 정상회담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비공개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써서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강 대변인은 "오찬을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며 이 대통령과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을 향해 '스마트하다'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상회담과 관련, "무역 협상, 산업 협력, 대북 외교 등 다양한 내용을 논의했고,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가 3,500억 달러인 것을 재확인하는 한편 한국이 요구한 재협상에 대해선 일축했다"며 "산업 측면에서는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LNG 사업을, 대북 외교와 관련해서는 북한과의 회담 의사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종목 장세가 더 활발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조선, 에너지 분야가 다시 관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대북 관련주도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한편 관세 영향이 큰 수출주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이번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 관련 자산에 부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는 없다.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90원으로 오르고, 한국 ETF가 약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잭슨홀 호재에도, 매크로 불확실성이 온전히 제거되지 못했다는 부담감이 전반적인 증시에 걸쳐 차익실현 물량을 유발했던 하루였다"며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의 잭슨홀 랠리 되돌림 여파, 세제개편안 불확실성 ,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으로 지수 흐름은 정체된 채 업종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은 우려했던 것보다 무난하게 종료된 거 같다"고 판단했다. 

그는 "어제 밤에 텔레그램이나 유투브에서 한바탕 난리 났듯이, 회담 시작 전 트럼프가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사업할 수가 없다” 식의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며 "다행히 온갖 비관적인 시나리오들이 난무했던 것과 달리, 실제 회담은 1) 조선 분야 협력, 2) 북한 문제(북미 정상회담 추친 의지), 3) 에너지 구매 등 여러 의제들을 큰 문제 없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안도했다. 

그는 "다만, 상호관세, 반도체 등 개별 품목 관세 등 관세와 관련 구체적인 협상이나 구두 협상의 명문화는 나오지 않은 점은 증시 방향성을 모호하게 만들어줄 듯하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증시 전반에 상방 모멘텀을 제공하기 보다는, 조선, 남북 경협주 등 특정 업종 및 테마를 중심으로 수급 쏠림 현상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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