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증권, 코스피 지수 레벨업·정체 반복
3000 안착 현 시점도 반복 가능성 높아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새정부 출범과 함께 2600선에서 3200선까지 단숨에 올라온 코스피 지수가 한동안 정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스피 5000에 대한 기대감은 가득하지만 내달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iM증권은 22일 과거 코스피의 1000포인트, 2000포인트 돌파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웅찬 연구원은 "KOSPI 지수는 어느새 3200선에 안착했다"며 "외국인 패시브 수급이 지수 레벨을 들어올리고 나면 개인 매수세가 뒤이어 유입되며 지수를 받쳤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수를 조금 더 올릴 여지가 있을지 정도를 다툴 수는 있으나, 지수 변동성은 낮아졌고 금융, 지주, 소프트웨어 등 정책주의 상승 모멘텀도 줄어들어 주식시장은 이 즈음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빠른 시간 내 지수가 4,000을 넘어서기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으나, 증시가 오버슈팅했다가 다시 내려오는 모양새라면 꼭 좋은 것도 아니다"며 "당장의 상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가지 제도 개선에 따라 지수의 체질이 바뀌면서 80년대 이후의 미국 증시처럼 우상향하게 되는지 여부에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렇게 된다면) 현 수준에서 연 9%씩 꾸준히 상승한다면 정권을 마무리하는 시점인 5년 뒤에는 (공약처럼) 5000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KOSPI 지수가 (지속적으로) 우상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간의 레벨업과 정체가 반복됐다고 상기시켰다.
마디 지수에 한번 오르면 10여년을 쉬었다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의 버블경제와 3저호황을 바탕으로 증시는 1989년 1000포인트에 올라섰다. 이 때는 금융, 건설과 같은 내수주가 강세였다. 이후 증시는 1000포인트 이하에서 16년간 정체됐고, 당시 신흥국이었던 한국의 특성을 반영하며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실제 이 때는 500포인트에서 사서 1000포인트에 파는 것이 한국 시장 투자의 정석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코스피 지수는 다시 레벨을 올렸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구조조정을 마친 국내 기업은, 중국의 무역 급성장과 한미FTA를 등에 업고 2000포인트를 달성했다. 현재 주도주 가운데 하나인 조선을 필두로 철강, 화학 등이 2000 등정에 앞장섰다.
금융위기와 회복 과정을 거치며 이렇게 지수는 2000포인트에 안착했지만 3000을 보는데는 다시 1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 연구원은 "저성장 디플레이션의 13년을 지나 코로나 시기 과잉 유동성이 지수 3000을 만들었다"며 "그리고 올해 들어 강력한 신정부 정책에 지수는 드디어 3000에 안착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봤다.
그는 "KOSPI 지수 5000 달성을 위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정상화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되고 그 능력이 지수 EPS(주당순이익)에 이어지는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며 "5000을 언급하는 글로벌 IB들은 입을 모아 증시 선진화정책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하지만 높은 시장 기대와는 달리 세제 개편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표방하는 현 정부의 재정적자 부담은 상당하고, 자사주 의무소각도 기업 경영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며 정부의 정책목표도 주식시장 상승만은 아닐 것"이라며 "단기간 내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판단했다.
또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50억원의 10억원 원상복구 움직임 등)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 그보다는 애초에 주식시장의 기대가 너무 크지 않았는가 생각된다"며 "상법 개정은 단숨에 통과가 가능하지만 그 다음 일들은 쉽지 않은 법"이라고 봤다.
그는 "밸류에이션은 고점인데도 일단 주식을 사겠다는 자금이 개인투자자든 외국인이든 들어오고는 있으나, 증시는 당장 8월 초 관세 협상부터 지나야하고 이익과 수출 둔화도 걱정"이라며 "과거 패턴대로라면 3000에 안착한 이후 한참동안 증시가 정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실제로 제도가 얼마나 개선되고 증시 체질이 바뀌며 지수가 우상향하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래의 증시가 꼭 과거의 패턴을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과거와 같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 확률 높은 선택"이라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