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은형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주장한 대규모 감세안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 트럼프의 사인만 남겨 두고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정치적 승리라고 환호하고 있지만,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모드에 접어들었다고 미국 최고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법안은 대규모 감세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WSJ는 하지만 대규모 감세로 재정 적자가 더욱 누적돼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의 재정적자는 연간 약 2조달러에 달한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의회 예산국은 2034년까지 연방 재정적자가 3조4000억달러로 늘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월가는 전쟁이나 코로나19 등 비상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하는 정책은 용인해 왔다.
그러나 평시에 대규모 재정적자를 야기하는 법안은 매우 이례적이다. 만약 전쟁과 코로나와 같은 비상사태가 온다면 재정 팽창 정책을 쓸 여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가는 이번 법안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재정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평상시임에도 현재 재정적자는 2008년 금융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수준에 근접해 있다.
신평사 무디스는 이를 이유로 지난 5월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감세 법안은 재정 적자를 더욱 증폭시켜 미국을 디폴트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한때 '채권 황제'로 불렸던 빌 그로스 핌코 설립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하는 10대와 다를 것이 없다”고 일갈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대규모 감세안으로 미국 경기가 활성화하면 세금이 많이 걷혀 재정적자가 완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로스는 “희망 사항일 뿐”이라며 공화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채권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미 시장은 경고를 보내고 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0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리고 달러는 상반기에 1973년 이래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 연간 적자 규모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 1조80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했다. 무디스는 이번 감세안으로 재정 적자가 2035년까지 GDP의 약 9%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누적 적자는 현재 GDP의 10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에서 13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사상 최악이었던 1946년의 106%라는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번 법안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더욱 심해져 미국이 결국 디폴트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WSJ은 글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