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가운데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과열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회의에서 상장회사 공개매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진행 중인 상장사 공개매수가 지나친 경쟁으로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개매수와 관련해 불공정거래가 행위가 적발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진행중인 가운데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감원이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원장은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사무취급자, 기타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 원칙을 준수하고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공개매수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적발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 급등한 관련 종목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공시자료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카카오 총수 김범수 구속 사태까지 불러온 카카오와 하이브의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과열 경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금융감독원의 당부사항에 깊이 공감하며 최근 발생하고 있는 경쟁과열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기습적으로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공개적으로 매수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혀오다 또 다시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하는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들은 더 이상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당사의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의 경영 능력 등을 허위 또는 왜곡하여 호도하는 등 근거없는 루머성, 풍문성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도 즉각 멈춰주실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바"라며 "고려아연은 법적절차와 시장질서 유지에 부합하면서도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건실하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도 "금융감독원의 ‘상장회사 공개매수’와 관련한 당부사항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MBK 파트너스는 부원장회의를 통해 전달된 당부사항들을 유념하고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는 대한민국 정부가 육성한 토종사모펀드산업 1세대로서, 자본시장법에 따라 2005년에 설립돼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국내 사모펀드’"라며 "공개매수 기간 동안, MBK 파트너스에 대해 중국계 펀드라고, 중국계 자본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고, 중국에 매각할 것이라고, 중국에 기술 유출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이 마구 이뤄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근거없는 루머 등은 투자자들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시킬 수 있으며,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목적은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공고히 함으로써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는 다음달 4일이 청약 마지막날이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최초 66만원에서 지난 26일 75만원으로 상향조정한 가운데 지난 27일 고려아연 주가는 수정 공개매수가보다 5.2% 낮은 71만1000원에 마감했다.
운명의 한 주를 앞둔 마지막 주말 최윤범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를 결단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