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명 중 1명만 바이든 대선후보 지지
민주당 승리 목표로 국회에 바이든 사퇴 로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백악관]

|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미국 민주당 기부 큰손들이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18일(현지시간)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멀라 해리스(60)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2일 민주당 큰손 기부자 75인은 줌 화상회의에 모여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비참한 TV토론 결과를 두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익명의 소식통이 CNBC에 이 회의 내용을 제보했다.

75명 중 단 한 사람만 바이든이 계속 대선 유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모두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서 바이든이 대선후보에서 사퇴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민주당 큰손 다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사퇴를 거부한다면,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바이든 진영에 선거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극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때부터 바이든 캠페인에 거액을 기부한 큰손들이 민주당 상·하원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 국회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유세를 포기하도록 공개적으로 요구하게 하는 것이 큰손들의 목적이다.   

대선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큰손 중에 할리우드 기업가인 아리 이매뉴얼과 형제 지크 이매뉴얼, 인터미디에이트 캐피털 그룹의 임원인 앨런 존스 등이 있다.

바이든 진영은 큰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서둘러 수습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 미디어 거물이자 민주당 재선 캠프 공동 의장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기부자들에게 바이든을 계속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사퇴 압박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20명 넘는 국회의원이 "횃불을 넘기라"고 바이든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바이든 캠프에서 오랜 기간 모금 활동가로 일한 1인은 "이 시점에 거의 모든 기부자가 공식적으로나 사적으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그리고 캠프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기부자들의 생각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층은 다르다. 펠로시, 슈머, 제프리스 3인은 바이든에게 당내 우려를 계속 전하며 민주당까지 공멸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대통령 [출처: 미국 백악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대통령 [출처: 미국 백악관]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부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서 18일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 페이엣빌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경합주를 돌면서, 대선후보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오는 27일 매사추세츠 주 서부 도시 피츠필드에서 열릴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하는 콘서트 행사의 온라인 좌석은 거의 매진됐다. 초대장에 적힌 표 가격은 100달러부터 1만2천달러까지다. 이 콘서트에 포크의 전설 제임스 테일러와 첼리스트 요요마가 공연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시기는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 전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퇴를 강경하게 거부했던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인터뷰에서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지난 17일 방송한 미국 케이블 방송 BET와 인터뷰에서 "만약 어떤 의학적인 상황이 생긴다면, 누군가가, 의사들이 나에게 와서 '각하에게 이런 문제와 저런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사퇴를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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