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부터 통신사까지 모두가 AI 통번역 지원
구글 '제미나이'·네이버'파파고' 기술 활용한 실시간 통역 통화 서비스 기대

영어를 잘 못하는 내가 해외 여행을 갔는데 해외 항공사가 갑자기 결항이 된다면 어떻게 따질까?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를 했는데 물건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번역기를 이용해서 메일이나 사이트, 채팅봇 등을 통해 따지고 물어보지만, 대답이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 답답한 마음에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도 상대방이 하는 말을 1%도 알아듣기 어려웠다.

이제는 내가 영어를 못해도 외국 상담사와의 통화가 가능하다. 한국어로 말하면 영어로 번역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상대방이 영어로 답하면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서 나에게 전달된다.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지금 당장 가능한 기술이다. 인공지능(AI)이 이를 가능하게 해줬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에이닷 통역콜'을 이용하면 통화 중 통번역이 가능해진다. 다만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갤럭시 AI를 통해 실시간 통화 통역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구글이 만든 제미나이(Gemini)와 같은 범용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에이닷 통역콜' 개발에 사용된 네이버 '파파고'를 활용한 실시간 통화 통역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 제조사, 통신사와 상관 없이 누구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T 에이닷 통역콜
SKT 에이닷 통역콜

◆SKT, 아이폰 유저 대상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 제공

14일 SKT는 AI 기반으로 통화 중에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는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통역콜은 SKT 에이닷 이용자가 전화를 걸 때 다이얼 하단의 통역콜 아이콘을 누르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중 원하는 언어를 선택해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도 별도의 번역 앱을 이용하거나 영상 통화 상의 툴을 이용해 통역이 가능했지만 전화 상에서 실시간 통역이 제공되지는 않았다. SKT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다만 해당 서비스는 현재 아이폰 이용자들만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SKT에 가입자라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SKT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안드로이드 고객에게도 비슷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버전의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다행 안드로이드 유저 중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내년부터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갤럭시 AI
갤럭시 AI

◆삼성전자, 내년부터 갤럭시 AI로 실시간 통화 통역 제공

지난달 초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 S24의 출시와 함께 갤럭시 AI로 고객 경험을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에서 개인 통역사를 둔 것과 같이 실시간으로 매끄러운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AI Live Translate Call(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을 탑재한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언어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면 별도의 외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갤럭시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 준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최원준 부사장은 갤럭시 AI 탑재 계획을 밝히면서 "모바일 기술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통과 생산성, 그리고 창조적 경험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다"며 "이제 모바일 AI 기술이 갤럭시와 의미 있게 접목돼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폰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파파고 통역
네이버 파파고 통역

◆구글 제미나이·네이버 파파고 등도 통화 중 통역 기술 개발 기대 

제조사인 삼성전자, 통신사인 SKT와 함께 스마트폰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OS(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구글 역시 생성형 AI 기반 LLM 제미나이를 발표하며 사용자들의 경험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미나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오픈AI의 LLM 챗GPT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이 만든 생성형 AI 서비스다.

구글 생태계 기반인 제미나이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이를 이용한 통번역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제미나이의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관련 기술의 공개 시점이 최근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앱 개발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히려 국내 기업인 네이버의 파파고를 활용해 통화 중 통역 앱을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는 현재 파파고를 이용한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한 SKT의 에이닷 통역콜도 SKT의 AI 기술과 네이버 파파고 기술이 사용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