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폴란드 수출 '착착' vs. 현대로템·항공우주 '제자리' 엇갈린 횡보
- 현대전 양상 변화..공중전〉지상전, 원거리〉근거리 정밀 타격

대표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방산 2차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데 반해 현대로템이 1년째 제자리 걸음중이다. 당초 40조원 규모를 기대했던 K방산 수출에서 국내 양대 방산업체간 엇갈린 횡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가른 요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현대전 양상이 변화된 것이 한화와 현대간 희비를 갈랐다고 보고 있다. 우선 지상전보다는 드론 등 공중전에 필요한 무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근거리 사격보다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한 적군을 정밀 타격할 원거리 포격포가 현대전 양상에 상대적으로 더 적합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얘기이다.
지난해 2월22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조만간 전쟁 발발 두 돌째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폴란드 재정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지난 10월 15일 있었던 폴란드 총선에서 야권연합이 의석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는 점 역시 한때 장밋빛 전망이었던 K방산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9자주포 등을 추가로 수출하는 3조4475억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체 매출액의 과반(52.7%)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앞서 이 회사는 작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8월26일 3조2038억원 규모의 K-9자주포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초 폴란드 군비청과 11조원 규모 수출 계약협상이 있었다"며 "지난해 1차분 실행계약(EC-1,Executive contract-1)에 이어 최근 2차분 계약의 일부, 즉 EC-2-1를 체결했다며 폴란드 군비청 상황에 따라 EC 2-2에 대한 실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의 수주 진척은 1년째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29일 폴란드 군비청과 4조4992억원 규모 K2전차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한국항공우주는 9월19일 폴란드 FA-50 항공기 공급 사업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만 4조2080억원으로 전년도 매출액 2조5622억원의 164%에 달하는 초대박 공급계약이었다.
현대로템의 공급기간은 2027년말까지, 한국항공우주의 공급기한은 2028년9월30일까지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공급계약 이후 1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현재 폴란드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후속 공시를 발표하고 있지 못하다.
현대로템의 KT전차 수출이 공전을 지속하면서 애를 끊이는 곳이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현대로템의 해당 수출 계약과 관련해 1820억원 규모 K2전차용 엔진을 현대로템에 납품키로 했다.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가 지난해 대규모 수주 이후 관련 인원을 대폭 늘렸지만 후속 발주가 지연되면서 내부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본공급계약(Frame agreement) 구조의 차이가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체공급계약에서 1차분과 2차분 인도 비중을 각각 어떻게 설정했느냐가 성패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K방산주들의 이같은 엇갈린 횡보는 증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코스피가 횡보세를 보인 최근 1여년 사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상향의 탄력성을 보인 반면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는 코스피와 비슷한 횡보국면 등 힘겨운 흐름을 거듭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