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3월 지구촌 평균 기온. 최근 10년 래 최고 수준을 보인다. 사진=C3S
 * 2023년 3월 지구촌 평균 기온. 최근 10년 래 최고 수준을 보인다. 사진=C3S

베트남, 폴란드, 스페인, 중국, 라트비아, 미얀마, 포르투갈, 벨라루스, 네덜란드, 태국… 

올해 이미 사상 최고의 기온을 기록한 나라들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여름이 지난 남반구에서는 지난 4월 기록상 역대 가장 뜨거운 달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달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을 무려 섭씨 0.9도나 웃돌았다. 북반구까지 포함해 올해는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전했다. 

NASA(미 항공우주국), NOAA, 일본 기상청, 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 4월의 최고치에 이어 3월도 세계적으로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한 달이 되었다고 WEF 홈페이지 게시글은 전했다. 

C3S는 북아프리카, 러시아 남서부, 아시아 대부분을 커버하는 광대한 지역의 3월 기온이 평균 기온을 크게 웃돌아 고온 신기록을 다수 경신했다고 밝혔다. 북아메리카 북동부, 아르헨티나 및 인근 국가, 호주 대부분과 남극 대륙 연안에서도 평균을 웃도는 기온을 기록했다고 한다. 

◆ 2023년 사상 최고 기온 기록 가능성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 이내에 세계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서 섭씨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만큼 기후 변화의 영향이 치명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큰 요인 중 하나다. WMO는 엘니뇨 현상과 결합해 향후 5년 동안 세계 기온이 사상 최고를 경신할 것이라고 했으며, 다른 여러 기관의 기후 과학자들은 이르면 올해나 2024년에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엘니뇨는 해수면 수온 상승에 따라 태평양 제트기류가 중립 위치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북부와 캐나다 지역이 평소보다 따뜻해지는 기상 현상이 일어난다. 엘니뇨 현상은 지구의 기록적인 기온 상승을 일으킨다.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2016년에도 세계는 기록적인 더위를 겪었다. 그리고 지난 8년 동안 세계는 최고 기온을 매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탄소 배출량의 상승과 궤적이 일치한다. 

올해는 엘니뇨 현상과 탄소 배출량 증가가 겹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0.9% 증가한 36.8기가톤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올해도 증가하며,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2023년 1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학자 스콧 서덜랜드는 "앞으로 발생할 엘니뇨의 발달 속도와 강도에 따라 2023년 12월 말까지 과거 기록적인 기온을 웃돌지도 모른다"라고 예측했다. 과거, 특히 2015년과 2016년 패턴을 바탕으로 하면 내년에는 기온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 이미 역대 최고 기록 경신이 시작된 2023년
3월 기온의 급격한 상승은 적도 태평양의 해면 수온 상승이 한 원인이었다. 그리고 4월에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베트남은 44.1도 조금 넘었고 미얀마는 43.8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일부 도시에서 4월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 올해 1월 과거 같은 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5월 중순에는 미국 서부와 캐나다에서 보통 7월 하순에 기록되는 기온을 웃도는 고온이 발생하면서 산불이 일어났다. 과학자 독립단체인 클라이미트센트럴에 따르면 기록적인 기온 상승은 대기가 바다의 열기를 가두는 뚜껑을 형성하는 '히트 돔' 기상 시스템이 이 지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WEF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3년 판에 따르면 이상기후는 향후 2년간 세계가 직면할 위기 톱10 중 두 번째이며, 향후 10년간 세 번째로 큰 위험이 되고 있다. 향후 10년간의 가장 큰 리스크로는 기후 변화 대응의 실패가 꼽힌다. 

2014년 단 하루 더위로 호주에서는 4만 5000마리 이상의 박쥐가 죽는 참사가 일어났다. 홍수, 열파, 가뭄 및 기타 이상기후가 더 심각하게 자주 일어나면 악영향은 더 광범위하게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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