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피닉스나 샌프란시스코 등에는 크루즈와 웨이모가 운행하는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도로를 누비고 다닌다. 그러나 지자체 정부의 열정과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자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나 주행 여건 면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형 화물 트럭이 자율주행 적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자율주행차 개발업계는 자율주행 트럭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고속도로는 직선이 많고 한 차선만 유지하면 크게 방해받거나 다른 차를 방해할 일이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육상보다 해상이 유리하며 선박이 한발 앞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가 밀집한 도심의 일반 도로나 고속도로에 비해 해상 운송이 훨씬 덜 복잡하다는 점이 작용한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여객선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등장했다고 유럽 각지의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전했다. 자율주행 페리는 노르웨이 회사 토르가텐(Torghatten)이 만든 것으로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섬 사이의 연안을 사람 운전자의 도움 없이 운항한다. 토르가텐은 노르웨이 북부의 노를란주 토르게 섬에 있는 바위산의 이름을 따 명명한 법인명이다.
페리호 운영은 지버즈(Zeabuz)가 담당한다. 자율주행 페리는 MF에스텔이라고 불리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트론헤임에 소재한 노르웨이 과학기술 대학에서 수년 동안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오토 페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여객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자율주행 페리는 12x5m 크기이며, 스톡홀름 연안에서 자전거 6대를 포함해 2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188kWh의 배터리 뱅크는 7.7kW의 태양전지 패널 어레이로 페리의 상단에서 충전되며 추진력은 전기 모터를 통해 제공된다. 운행에 소요되는 에너지도 청정 에너지로 자가 발전하는 것으로, 외부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이나 화석연료 연소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완전한 탄소제로 페리로 손색이 없다.
자율주행 기술에는 레이더, 라이다(LiDAR: 물 속에서 전파를 발사하고 반사파를 수신해 수중 장애물 거리를 측정하고 피하는 기술), 그리고 AI 기반의 ‘디지털 선장’이 적용됐다. 페리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탐색하는 적외선 및 비전 카메라까지 결합한 선박 항해 전용 운영체제가 탑재됐다. 자동 도킹을 용이하게 하는 초음파 센서 및 위치 확인을 위한 GPS도 들어가 있다.
이 같은 기술로 거의 완벽한 자율주행 체제를 갖추었으나 초기에는 인간 감독관이 페리에 동승한다. 승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함이다. 감독관은 당연히 예외적으로 페리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개입한다. 승객들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자리잡으면 감독관 동승도 없앨 계획이다.
한편 지버즈는 자율주행 페리 운항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 향후 스웨덴에서의 노선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