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Meta)와 애플(Apple)의 치열한 싸움이 새로운 분야인 가상 현실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이 페이스북의 핵심 광고 사업을 위협하는 개인 정보 보호 변경 사항을 발표한 지 몇 달 후, 소셜 네트워킹 회사인 페이스북은 메타로 브랜드를 바꾸하고 사업 중심을 가상 현실로 전환했다.
이제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애플은 그곳에서도 메타의 사업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5일 수년 만에 가장 야심찬 제품 출시 중 하나로 혼합 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했다.
애플의 CEO 팀 쿡(Tim Cook)은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개발자컨퍼런스(WWDC) 개막식에서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을 결합한 3,499달러짜리 장치인 비전 프로를 사용자가 기술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새로운 비전 프로로 애플은 수년 동안 헤드셋을 제작해 온 메타에 직접 경쟁을 위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WWDC 바로 며칠 전인 1일,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메타 퀘스트(Quest) 3를 티징하여 예상되는 애플 헤드셋 발표를 선점하려고 했다. 이 새로운 헤드셋은 향상된 성능, 새로운 혼합 현실 기능 등을 장착하고 있다.
하이테크의 역사는 치열한 경쟁으로 형성되는 것 같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은 초기 개인 컴퓨팅 시대의 중심이었다.
그후 고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스마트폰을 놓고 구글과 '핵전쟁'을 벌였다.
이제 애플과 메타는 가상 및 증강 현실(VR/AR) 시대의 결정적인 라이벌이 됐다.
두 회사는 애플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팽팽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들은 뉴스 및 메시징 기능을 놓고 경쟁했으며, CEO들은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및 앱 스토어 정책에 대해 잽을 교환했다.
지난 2월 메타는 페이스북과 같은 앱이 표적 광고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을 제한하려는 애플의 움직임으로 지난 해 100억 달러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은 새로운 수준에 도달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5일 자사 최초의 가상 현실 헤드셋을 공개하여 아직 소비자 채택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시장에서 메타에 도전했다.
메타는 지금까지 헤드셋 시장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가상 및 증강 현실은 주류 소비자 채택이 거의 없는 초기 시장으로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메타의 VR 소셜라이징 앱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의 활성 사용자가 20만 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올해 전체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단 1,010만 대의 AR/VR 헤드셋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매 분기마다 판매하는 수천만 대의 아이폰보다 훨씬 적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비전 프로가 "애플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면서 내년 헤드셋 출시 전에 "증명할 것이 많다"며 애플의 비전 프로를 '대단한' 노력이라고 표현했다.
